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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게라사의 이방인들, 그들은 뭐가 겁이 났을까?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3 조회수1,320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귀와 돼지 떼 (마르 5,1-20) / 그들은 뭐가 겁이 났을까? 


 

 

게라사인들의 지방에서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그 사람 안에 있는 더러운 영에게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시자 그 더러운 영이 자기들을 돼지들에게 보내시어 그 속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허락하시니 더러운 영들이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고, 그러자 이천 마리쯤 되는 돼지 떼가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과 여러 촌락에 알렸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고 왔는데 그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마귀 들렸던 사람, 곧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습니다. 그 일을 본 사람들이 마귀 들렸던 이와 돼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에서 그 사람들은 마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고 하는데 그들은 왜 겁이 났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마르 5장에 나오는 게라사인들의 고장은 이방인들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는 곳인데, 이 마르 5장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려면 먼저 4장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마르 4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들을 뽑으시고 씨뿌리는 비유를 말씀해 주시고 이어서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걸 체험한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조금 감은 잡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제자들도 역시 게라사인들처럼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습니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목종하는가?" (마르 4,41 참조) 이 고백으로 봐서 아직 제자들이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 확실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마르 5장 이방인들의 땅 게라사에서 더러운 영의 입을 통하여 예수님의 신원이 확실하게 밝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러운 영이 멀리서 예수님을 보고 달려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큰 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외칩니다. (마르 5,7) 


그러니까 제자들은 바람과 호수까지 예수님께 복종하는 것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혔었고, 아직까지 예수님께서 정확하게 누구이신지 모르고 있었던 상황인데, 이제 더러운 영의 입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시는 걸 들었고, 그리고 그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에게서 그 더러운 영들을 내쫓아 주시어 그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돌아와 앉아 있는 그 모습을 보니, 아, 정말 더러운 영이 한 말이 맞구나! 예수라는 그분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깨닫게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바람과 호수를 잠잠하게 하시는 걸 보고 큰 두려움을 느꼈듯이, 이제 게라사의 이방인들 또한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신 것을 목격하고 예수님이 바로 더러운 영이 고백한 대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예수님이시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어찌 두럽지 않겠는지요? 그들이 느낀 두려움은 바로 죄 많은 인간이 절대자 앞에서 느끼는 그런 두려움을 그들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예수님께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게라사인들은 알았지만 예수님께서 그들 곁에 계시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그건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영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보다 물질적인 풍요를 우선 순위에 놓고 살아가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또 어떤 분이신지 직접 체험하고 목격하고 다 알지만 ... 우리 마음 안에도 게라사인들의 마음과 같은 그러한 마음이 또한 감추어져 있다고 저는 생각되었습니다. 사실 제 안에서도 늘 돈과 재물에 대한 욕망 또는 욕심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돈 번다고 주일 미사도 거르며 사는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게라사인들은 예수님께 자기들 고장을 떠나 주십사고 청하였지만, 저를 포함해서  일부 믿음이 있는 분들도 어떤 때는 돈과 재물의 욕망 때문에 스스로 예수님을 떠나는 경우가 없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게라사인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마음 안에 무엇을 우선 순위로 놓고 살아가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태그 돼지와 마귀 떼, 게라사인들의 지방, 게라사, 더러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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