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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그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그들은 정신이 오그라들었습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3 조회수1,202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들은 정신이 오그라들었습니다!

혹시 누군가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해

본적이 있으십니까?

어디를 가든 누군가가

은밀히 내 뒤를 따라붙습니다.

한번씩 뒤돌아보면 후다닥

숨어버립니다.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현미경 들여다보듯이 다 체크합니다.

그리고 상부에 낱낱이 다 보고합니다.

참으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정통성이 없었던 유신 정권 시절이나

군부독재자 시절, 의식있던 사람들,

민주 인사들, 많은 대학생들이

그런 고통을 겪었습니다.

매일 뒤를 의식해야만 했습니다.

자연스레 삶이 위축되고 불안했습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삶이었습니다.

갖은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 살았습니다.

본격적인 공생활을 통해

만인 앞에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신 예수님의 생활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유다 지도층 인사들은

여기저기 비밀리에 첩보원들을

심어놓고서는, 예수님의 동태를

파악하는 임무를 주었습니다.

자신들이 뜻에 반하는 설교,

백성들을 선동하는 설교를 할때는

즉시 상부로 보고가 들어갔습니다.

보고받은 사람들은 머리를 맞대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들을

분석했습니다.

자신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율법에 어긋나는 발언인지 아닌지?

발언의 수위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예수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정말이지

기가 차지도 않은 일이었습니다.

자신들을 도와주고 구원하려고,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려고 찾아왔는데,

반갑다고, 고맙다고 인사하기는커녕,

은밀히 뒤를 캐고, 당신의 말씀에

노골적인 반기를 들고,

끝끝내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동족

유다인들의 모습에 마음이

몹시 슬퍼졌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마르코 복음 35)

예수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상하셨으면

노기띤 얼굴로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그들의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셨습니다.

복음서 안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표현입니다.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마르코 복음 35)

참으로 배은망덕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실망하셨으면

노기 띤 얼굴로 바라보셨겠습니까?

그만큼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의

한심스런 작태에 크게

분노하신 것입니다.

거룩한 분노!

예수님의 거룩한 분노를 바라보면서,

그분께서 참 하느님이시면서도

참 인간이셨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는가 하면

분노하셨습니다.

기뻐하셨는가 하면 슬퍼하셨습니다.

때로 눈물 흘리기도 하셨습니다.

그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그들은 정신이 오그라들었습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치유받았지만,

그들의 오그라든 마음은

치유받지 못했습니다.”

(아타나시우스)

예수님께서 거룩한 분노 끝에

이윽고 말씀하십니다.

손을 뻣어라.”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향해

던지신 말씀이기도 하지만,

둘러 서 있던 사람들,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

내면이 비뚤어진 사람들,

삶 전체가 왜곡되어 있었던

율법학자들과 바라사이들을 향해

던진 말씀입니다.

동시에 마음이 비뚤어져 있는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굽은 길을 고르게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굽은 허리를 펴게 만드시는

주님이십니다.

비뚤어진 마음도 바르게 펴시는

주님이십니다.

삐딱한 시선도 바로 잡으시는

주님이십니다.

새롭게 은총의 선물로 주신

은혜로운 하루입니다.

허리도 곧게 펴고,

마음도 똑 바로 갖고,

시선도 올곧은 시선으로,

똑바로 직진(直進)해야겠습니다.

정도(正道)를 걸어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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