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잊을 수 없는 수녀님의 따뜻한 손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4 조회수1,748 추천수3 반대(0) 신고

 

 

 

 

 

♥ 영세 후 첫 번째 감동 ♥

2011년 11월 6일 영세를 받았습니다. 영세받으면서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교리 받을 때부터요
그 다음주가 고등학교 졸업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고3 반모임이 밀양 얼음골 근처에서 은사님을 모시고 갖는 첫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약속된 모임이었는데 1박2일이었죠. 잘못하다간 영세받고 자칫 첫주부터 주일을 못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였죠.

친구들과 만나서 1박만 하고 성당가야 되서 그만 가봐야 한다고 차마 말할 입장이 좀 곤란해서 새벽에 일어나서 근처 성당이 있는지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밀양 성당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대충 40분 정도 소요 거리가 되는 거 같아서 새벽 4시30분 정도에 알람을 맞춰서 일어나 간단하게 씻고 네비로 밀양성당을 찾아가서 새벽미사를 참례했습니다. 미사를 다 드린 다음 난데없이 신부님이 마지막 강복 하시기 전에 오늘 우리 성당 처음 방문하신 분 손들어 봐라고 하시는 겁니다. 만약 지금 같아서면 손 안 들었을 건데 그땐 영세받고 처음 주일이라 순진해서 손 안들면 또 뭐 큰일 나는 줄 알고 들었지요. 근데 신부님이 제대 앞으로 나오라는 겁니다. 긴장을 잔뜩하고 나갔습니다. 세례명과 어느 본당에서 왔냐고 물어시기에 본당 이름 세례명 말씀드렸죠.

어떻게 밀양성당에 새벽미사에 참석하게 된 건지 물어보시길래 사실 지난주에 영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첫주일인데 첫주일부터 주일을 지키지 못한다면 시작이 좋지 못해 이렇게 주일을 지켜야 되서 지금 친구들 모르게 나왔습니다. 미사 마치고 그곳에 돌아가야 합니다.

신부님은 조금 흥분을 하시더군요. 교우분들에게 박수 한번 보내자고 하셔서 모든 신자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겐 쵸코파이 하나 본당에서 주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건 뭐 아직 성당에 대한 분위기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 앞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물론 그런 건 생각지도 않했지만 저는 순간 갑자기 웃음이 날 뻔해 죽었습니다.

방문기념으로 쵸코파이 한 박스도 아니고 딸랑 하나 그것도 기념이라니 여러분도 만약 그 자리 계셨다면 웃어 죽을 판이었을 겁니다. 정말 웃음이 나오는 걸  혀를 깨물고 참았습니다.

정말 그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신자들에게 인사드리고 제자리로 돌아온 뒤 강복을 끝으로 미사가 끝나자 나갈려고 하는데 이젠 또 성당 수녀님이 부르시더라구요.

오늘 성당을 잘못 뽑았네 하고 수녀님께 갔죠. 수녀님께서는 성당 미사 자리에 좀 앉으봐라고 하시는 겁니다. 갑자기 제 손을 잡으시더만 아이고 이리 이쁠 수가 있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 잖아요. 수녀님은 영세 받고 처음 주일인데도 주일을 지킨다고 이렇게 와서 미사드린다고 하시면서 하느님 잘 믿고 신앙생활 잘 하라고 하시면서 어깨를 토닥거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드린 후 저는 곧바로 친구들한테 운전해서 달렸죠. 운전해가면서 오늘 미사 한 번 드리다가 신기한 경험 다 하네 하면서 운전했죠.

그날 저녁에 친구들과 헤어진 후 늦게 집에 돌아와서 피곤해 바로 씻고 잠을 자려고 쉬고 있는데 문득 가슴에서 갑자기 뭐가 뜨거워지면서 그날 미사 때 수녀님 생각이 나면서 뭔가는 잘 모르지만 수녀님께서 제 손을 잡아 주실 때 그 따뜻한 수녀님의 그 느낌이 다시 기억나면서 뭔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묘한 황홀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행복한 느낌이었어요.

한참 생각해보니 새벽에는 빨리 미사 마치고 되돌아가야하는데 신부님이 잡으시고 또 나중에는 나가는데 수녀님이 잡으시죠. 그러니까 아침엔 어찌되었든지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는 생각때문에 수녀님의 그 따뜻한 손에서 느끼는 따스한 사랑의 온기를 못느꼈던 거죠.

이제 영세 받은 지 7년이 지났는데 오늘 저녁은 그때 그 수녀님의 손이 그립습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수소문해서 한번 찾아뵙고 싶네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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