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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며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4 조회수1,435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가슴 설레는 것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서정주 시인의 신부라는 시에 보면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채 첫날밤 모양 그대로 앉아 신랑을 기다립니다.

 

신랑은 자신을 기다렸던 신부가 애처로운 마음에 어깨를 어루만져 주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신랑의 손길이 닿을 때 그제야 신부는 재가 되어 내려앉는다고 시는 표현합니다. 이 시에 나오는 신랑은 소피가 마려워 잠시 볼일을 보려고 문을 나서다가 옷이 그만 문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신랑은 신부가 잡은 것으로 오해를 한 나머지 그냥 요망한 부인이라 생각해 그만 신부한테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수십 년이 지나 신방이 있었던 집 주위를 가게 되어 옛날 생각이 나서 한번 들러봅니다.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신부가 옛날에 자신이 풀어준 귀밑머리를 한 채 그대로 앉아 기다리고 있지 않겠습니까?

 

 

신랑은 그만 그런 신부의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서 어깨를 어루만져 줍니다. 그때 신부는 자신이 혼례를 치른 그 신랑의 손길이 닿을 때 신부는 재가 되어 내려앉는다고 시인은 표현을 했습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고 신랑이 올 때까지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가슴 저미며 애태우는 마음이 너무나도 지극하여 그 그리움이 신부의 애간장을 태웠기에 재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봅니다. ‘저는 당신이 올 때까지 정절을 지키며 일편단심으로 당신을 기다렸습니다라고 시인은 표현했을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는 시로서만 감상했을 때 제가 이 시에 나오는 신랑의 입장이라면 정말 가슴이 미어질 것 같습니다. 수십 년을 자기만을 기다리고 정절을 지켰는데 자신의 오해로 빚어진 생각이 그만 한 여인에게 설움과 그리움이 첩첩이 쌓여 가슴에 한이 맺힌 한평생을 보내게 만들었으니까요.

 

이 시에 나오는 여인처럼 우리도 우리의 신랑이신 예수님을 끝까지 변함없이 기다릴 수 있는 믿음을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다시 오신다는 님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오실 날짜는 기약이 없으니 암담할 수 있겠지만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항상 깨어 있어 언제 당신이 오신다 해도 이 몸은 당신을 기다리다가 당신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으로 설령 재가 된다 할지라도 당신의 지고지순한 신부가 되어 영원히 당신 품안에서 당신의 조강지처로 살기를 희망하며 언제나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당신을 만나는 그날까지 모든 자녀가 이 맘 변치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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