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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어머니 장례미사 후 교우님들께 드린 감사의 글 )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5 조회수1,448 추천수1 반대(0) 신고

 

 

형제간의 사랑을 형제애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저희는 육적인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닙니다. 단지 신앙 안에서 서로 같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입술로 고백하고 마음으로 믿고 그 믿음으로써 맺어진 형제입니다. 미사 때 예수님의 살로 변화된 성체를 영하는 성체성사로 예수님의 피를 나눈 형제가 됩니다. 마태오 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형제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제라는 개념을 육적인 형제에 한정해서 말씀하시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머리로는 누구나 성체성사로 예수님의 피를 나눈 형제라는 것을 알지만 가슴으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형제애를 실천하는 것과 실제로 받아들이는 거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누구나 다 자기 마음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신앙공동체 안에서 시기도 있고 질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소설 삼국지에 보면 칠보시가 나옵니다. 조조의 아들 형제간의 시기, 질투로 동생이 죽을 운명에 처해졌을 때 조조의 아들인 조식이 생명의 위협 속에서 왕좌 자리를 놓고 형 조비와 서로 정적이 되었을 때 조식이 형제지간을 콩에 비유한 시입니다.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아 콩깍지는 가마 밑에서 타는데 콩은 가마 안에서 울고 있네. 본래 한 뿌리에서 나왔거늘 서로 볶기를 어찌 그리 급한가. 동기간의 비극을 쓴 칠보시를 형인 조비가 보고 크게 뉘우쳤다고 합니다. 저희는 예수님의 피를 나눈 한 형제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형제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온전한 신앙인이라 할 수 없을진대 형제조차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주의 자녀라 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였습니다.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면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다는 말이지 않겠습니까? 시편 133편에 나오는 성경 구절입니다. 보라,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 주님께서 그곳에 복을 내리시니 영원한 생명이어라. 하느님께서도 이처럼 믿음의 형제들이 따로따로가 아니고 서로 함께 형제애를 나누는 모습을 원하실 겁니다.

 

어머니 장례 때 추운 날씨 속에서도 제 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연도로 기도를 해 주시고 장례미사에 참석해 주셔서 제 어머니를 하느님 품으로 보내드리는 은혜로운 자리가 되도록 해 주신 형제자매님과 더불어 성가대 자매님들의 은혜로운 천상의 소리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하느님 품에 보내드릴 수 있게 해 주신 이 은혜는 제 가슴에 아로새겨 영원히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바로 교우, 형제자매님들의 형제애가 없었다면 이런 자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본당 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 주신 이형수 몬시뇰 신부님, 광주 수도원에서 와 주신 신부님과 본당 두 분 수녀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젠 이 세상에는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안 계시지만 본당에 계신 자매님들을 제 어머니, 제 누나처럼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도 괜찮으시겠죠. 자매님. 다시 한 번 더 여러 교우, 형제자매님께 저에게 보내 주신 눈물겨운 사랑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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