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5 조회수1,755 추천수11 반대(0)

 

책을 읽으면서 ‘Clock builderTime teller’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기에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시대를 초월해서 계속 자기를 발전시켜 가는 탁월한 기업가는 시계를 만드는 사람(clock builder)과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time teller)의 차이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칸트처럼 기가 막히게 정확히 시간을 알려 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에게 달려가면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었으니 너무나 편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불사신이 아닌 이상 그는 언젠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변함없이 시간을 알 수 있도록 시계를 만들어 놓는다면, 이것은 훨씬 더 위대한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clock builder’의 모습을 예수님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선택하셨고,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배고픈 사람들이 스스로 생선을 잡을 수 있도록 그물을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박해하고, 신자들을 잡아갔던 바오로 사도를 ‘clock builder’로 초대 하셨습니다. 교회를 박해하는 열정을 복음을 선포하는 열정으로 바꾸셨기 때문입니다.

 

사목자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는 완벽한 카리스마로 모든 것을 압도하는 사목자입니다. 열정이 있고, 아는 것이 많고, 능력이 뛰어난 사목자입니다. 신자들은 그런 사목자를 만나면 뛰어난 선장을 만난 것처럼 편안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칫 그런 사목자와 함께하면 신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비전은 있지만 모든 것을 함께 상의하는 사목자입니다. 일의 진행이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신자들이 함께 참여하며 복음을 전하는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신자들과 함께하고 역할을 분담하기에 사제는 쉽게 지치지 않고, 기도하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습니다. 함께 하기에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에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의존형의 사목자입니다. 선장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목입니다. 책임은 지지 않지만 성과도 얻기 힘이 듭니다. 좋은 협력자를 만나면 좋지만 의견이 갈리면 공동체가 갈등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음을 알아야 합니다. 사목자는 외로운 등대처럼 때론 고독과 고통을 감수해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파수꾼은 홀로 깨어서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앙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첫째는 모든 것을 자신이 주도하려하는 신앙인입니다. 옆에 있는 사람의 의견을 잘 듣지 않습니다.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과정의 중요성을 생각하기보다는 일의 성과를 먼저 생각합니다.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이 있지만 자칫 주위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둘째는 비전은 있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끝까지 청취하는 신앙인입니다. 이런 분들이 레지오를 하면 단원이 늘어나고, 늘어나는 단원 때문에 프레시디움을 나누기도합니다. 물가에 심어진 나무가 싱싱한 것처럼 주변에 늘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먼저 생각합니다.

셋째는 비판적인 신앙인입니다. 자기 눈의 들보는 잘 보지 못하면서 상대방의 허물을 정확하게 지적하는 편입니다. 본당 단합대회를 산으로 가자고 하면 바다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고, 바다로 가자고 하면 산으로 가자고 하는 편입니다. 많은 사람의 의견으로 결정된 것에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회심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회심한 바오로 사도의 손은 복음을 전하는 손이 되었습니다. 회심한 바오로 사도의 입은 복음을 선포하는 입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박해하는데 사용하던 지식은 그리스도를 전하는 지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늘 나의 말과 행동이 ‘clock builder’인지 ‘time teller’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