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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려움은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킨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5 조회수1,648 추천수2 반대(0) 신고

두려움은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킨다 

 

 

헤로데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다

예수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헤로데 임금도 소문을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는 엘리야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다." 하였다. 헤로데는 이러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하고 말하였다. (마르 6,14-16)

 

+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마르 6,14-16절에 등장하는 헤로데는 헤로데 대왕의 다섯 번째 아들로 어머니는 사마리아 여인이고, 이름은 말다케로 헤로데 대왕의 첩이었으며, 첫 번째 부인은 인접국가 나바테아 공주였습니다. 그런데 헤로데 안티파스는 이방인이었던 아내와 이혼하고 하스모니아 왕족 출신의 헤로디아와 재혼하게 됩니다. 하지만 둘의 결합은 제수와의 혼인이었으므로 율법에 위반되는 일이었기에 신심 깊은 유다인들은 반감을 드러냈고, 세례자 요한은 공개적으로비난하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아무튼 헤로디아는 헤로데 안티파스의 제수이면서 조카였던 여인입니다. 그러니까 헤로데 안티파스와 헤로디아는 정치적 정략으로 율법에 위배됨에도 불구하고 재혼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헤로디아는 헤로데 대왕의 셋째 부인의 아들과 혼인하였다가 이혼한 상태에서 헤로데 안티파스와 재혼하였는데, 사람의 마음 안에는 권력을 쟁취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율법도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는 모습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율법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권력을 위해서 제수였던 헤로디아와 재혼을 했던 헤로데 안티파스였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살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의 재혼에 관해 공개적으로 비난하던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어 죽이고 나서 헤로데 안티파스는 마음이 무척 편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랬기에 사람들에 의해 들려오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내가 복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하고 외치고 있으니까요. 


저는 이러한 헤로데 안티파스가 느꼈던 두려움에 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이 올바른 일을 하지 않고 어떤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되었을 때에, 특히 헤로데 안티파스처럼 의인을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죽였을 때에 오는 두려움은 어쩌면 인간의 깊은 내면에서 나오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그 두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자신이 저지른 불법적 살인에 대한 죄의식에서 나오는 두려움은 이성적 판단을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으로 가장 유명한 라자로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 죽었다가 되살아났다면 죽기 전의 그 사람으로, 곧 라자로의 경우처럼 그렇게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지, 헤로데 안티파스가 생각하고 있듯이 자기가 요한의 목을 베어 죽였는데, 그 요한이 어떻게 예수님으로 되살아날 수 있겠는지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헤로데 안티파스의 생각을 봅니다. 


저는 이러한 헤로데 안티파스의 모습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사람이 하느님의 법에 어긋나는 일, 특히나 헤로데 안티파스처럼 권력을 위해서라면 요한의 목을 무참하게 베어 버릴 수 있는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는 헤로데 안티파스처럼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고 그런 사람은 절대로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하느님을 경외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절대로 올바른 이성적 판단을 하며 성군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헤로데 안티파스의 삶을 통해서 배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두려움, 헤로데 헤로데 안티파스, 헤로디아, 세례자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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