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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님 목욕하신 날 ( 작년 여름에 남긴 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6 조회수1,187 추천수2 반대(0) 신고

 

 

 

 

제목이 성모님 목욕하신 날이라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지 하실 것 같네요. 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부득이 제 나이를 대충 밝혀야 될 것 같네요. 저의 지나간 이야기를 통해 한번 동심에 젖어 보세요. 그렇다고 제가 어린 아동은 아닙니다. 저는 개신교에서 개종했습니다. 영세를 나이 마흔에 받았습니다. 2018년 116일이면 영세받은 지 만 7년이 됩니다. 그럼 대충 제 나이가 나오겠네요. 제가 영세를 받고 몇 개월 후부터 레지오를 했습니다. 레지오를 하면 성모님상을 모시고 하지 않습니까?

 

 

근데 제가 레지오할 때 보니 저희 레지오가 오래된 레지오인지 성모님 상이 좀 낡고 때가 많이 묻어 있었습니다. 저희 본당은 전체적으로 지역적인 특성상 타 본당에 비해 고령화가 많이 되어 있는 본당입니다. 저는 레지오를 하면서 아무리 모형으로된 성모님상으로 기도를 하며 레지오를 한다 해도 이건 좀 심했다 싶어 나중에 시간을 봐서 제가 성모님상을 깔끔하게 좀 때를 씻어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날 오전 미사를 마치고 성모님상에 묻어 있는 때를 없애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성당으로 온 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해서 주위 교우님들께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니 다들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고민을 좀 했습니다.

 

 

그냥 사람 목욕하듯이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떤 분은 주방세제에다 쑤세미 같은 걸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하셨는데 제가 볼 땐 아무리 성모님상이 모형으로 된 거라고는 하지만 성모님을 쑤세미로 씻어드리는 건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냥 사람이 목욕하는 것처럼 하자고 생각해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세제는 생각을 해보니 목욕용품 중에서 브랜드 있는 제품이 비욘드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비욘드에서 나오는 샤워젤로 하기로 했습니다. 닦는 거는 뭘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마트에 가서 아주 부드러운 깨끗한 흰색 융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부드럽기 때문에 때가 잘 마모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거칠은 걸로 하면 제 마음이 좀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성모님상이 실제의 사람 피부처럼 그런 건 아니지만 왠지 기분상 성모님의 피부가 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실제 성모님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기본적인 준비물과 집에서 수건 몇 장을 준비해서 평일 오전 미사를 마치고 성모님상을 씻어드릴 준비를 했었습니다. 저는 참고로 저희 집안은 아주 독실한 불교 집안입니다. 저만 성당에 나옵니다. 성당에 나오는 걸 어머니만 아시고 아무도 모릅니다. 재작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제가 부산에 어머니께서 병원에 계실 때 병원에 수녀님께 부탁드려 대세를 받았지만 재작년에 어머니께서 선종하셔서 장례를 불교식으로 치러야 하는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지만 제가 2년 동안 어머니를 성모님께 많은 의탁을 하면서 거의 수도원을 이틀에 한번 씩 미사를 봉헌하면서 눈물로 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해서 그런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서 기적적으로 장례미사를 해서 은혜롭게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보내드렸습니다.

 

 

정말 이 스토리는 따로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족들이 제가 성당에 나가는 걸 모두 알기 때문에 이제는 성당을 나가는 걸 자유롭게 나갈 수 있습니다. 영세를 받고 나서는 혼자만 성당을 나오는 입장이라 성모님상을 씻어드리려고 할 때 집으로 성모님상을 모시고 가서 집에서 씻어드릴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성당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그때가 늦가을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쌀쌀한 날씨라서 그냥 물을 붓지 않았습니다. 실제 성모님이라고 생각하고 했습니다. 그래서 물을 부어면서 성모님 제가 성모님상이 좀 지저분해서 좀 씻어드리려고 하니 그렇게 아세요. 그럼 지금 물을 붓는데요 날씨가 좀 쌀쌀한데 좀 추우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성모님께 속삭이듯이 말씀드리고 물을 붓고 준비해간 목욕재로 문지르기 시작했는데도 생각보다 그렇게 깨끗하게 되지를 않았습니다. 아무리 문질러도 깨끗해지지 않아서 그냥 그만하고 물을 부어서 깨끗이 묻어있는 세제만 행궈낸 후에 준비해간 타월로 성모님을 조심스럽게 닦아드렸습니다.

 

 

그러는 중에 한 두분씩 본당 자매님들이 레지오를 마치고 지나가시면서 베드로씨 거기서 뭐해요 하시길래 제가 그냥 이러저러 해서 성모님을 좀 씻어드린다고 하니 다들 웃으시면서 아이고 성모님 오늘 기분 좋으시겠네요 아들이 목욕도 다 해주어서요 하시면서 덕담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날 원래 성모님 계시는 사물함에 넣어드리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근데 문제는 집에 돌아와서 밤에 잘 무렵쯤에 은근히 불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요 저희 가족이 다들 신자였다면 성모님을 집에 모시고 와서 이왕 씻어드리는 거 날씨가 싸늘한 날씨라 따뜻한 물로 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그런 아쉬움이 남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만약 날씨가 요즘처럼 폭염 같은 날씨였다면 별문제일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이고 오늘 찬물로 성모님을 씻겨드려서 혹시나 천상에서 저로 인해 감기에 걸리지는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이 마흔 하나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만약 성모님께서 감기에 걸리셨다면 오늘 밤에 잘 때 꿈에 나타나셔서 콜록콜록 하시면서 성모님께서 나타나실 거고 만약 감기에 걸리지 않으셨으면 그냥 아무런 꿈도 꾸지 않을 거라는 이런 요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어쩌면 이러나 저러나 둘 다 상황이 일어난다 하여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성모님께서 꿈에 나타나시면 성모님의 얼굴을 한번 뵙는 영광스런 기회가 될지도 모르고 안 나타나시면 그것도 무사한 일이라 둘 다 다 좋은 상황이라 호기심을 가지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성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에 감기가 걸리시기를 바라는 건 아니였지만 아무튼 그렇게 하루를 보내며 잠을 자고 그다음날 일어났는데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한 첫번째 소리가 아 성모님 감기에 안 걸리셨구나. 다행이다 하면서 한번 웃고 말았었죠. 이런 이야기가 좀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걸 감안하고 보셨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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