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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배 사제를 떠나보내며 눈가에 맺힌 한 사제의 눈물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7 조회수1,718 추천수3 반대(0) 신고

 

 

영세를 받고 신부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봤습니다. 신부님의 발인 전날 마지막 미사 후에 한 신부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봤습니다. 사제로서 저희와 같은 양떼를 보살피는 목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똑같은 운명이기에 저와 같은 평범한 신자의 눈에는 같은 운명, 다름 아닌 하느님의 부름 속에 오롯이 한평생 주님께 일생을 봉헌하는 삶 속에서 선배 신부님을 하느님 곁으로 먼저 떠나보내드리는 이별이 못내 아쉽고 사제로서의 끈끈한 정이 이별이라는 설움에 북받쳐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 눈물을 보면서 저에게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오복음 1247절에서 50절에 하신 말씀인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시면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를 더욱더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부님으로서는 선종하신 신부님이 육적으로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예수님께서 마지막에 제자들에게 지켜 행하라고 당부하신 성체성사로써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먹고 마셔 영적으로는 하늘나라의, 같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기에 그 눈가에 촉촉이 맺혀있는 눈물은 진정 주님의 피를 나눈 형제를 먼저 하느님 품으로 떠나보내는 슬픔이 고스란히 눈물로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교구청 마당위 하늘을 올려다보니 짙은 어둠 속에 반짝이는 몇 개의 별빛도 마치 신부님의 눈빛과 같아 보여 하늘에 있는 별도 신부님의 이별의 슬픔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랍 속담에 함께 웃은 사람은 잊혀져도 같이 운 사람의 이름은 잊혀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천상낙원에 계신 신부님의 가슴 속에는 지상에 있는 후배 사제의 가슴을 타고 흐느끼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영원히 잊지 못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혼자 나름 해봤습니다. 한 분 사제의 눈물을 보면서 진짜 형제자매가 무엇인지를 잠시나마 저에게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형제자매님과 함께 같은 신앙 안에서 형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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