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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판공성사 때 받은 감동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9 조회수1,480 추천수2 반대(0) 신고

 

 

영세를 받은 지 만 5년 되었을 때 성탄판공 때입니다. 주일을 잘 지키다가 어머니 간호 때문에 6주 동안 주일을 못 지켰습니다. 1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신 어머니로 인해 병원에 신경을 쓰게 되다 보니 심신이 지친 데다가 의료법상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을 할 수 없어 부득불 한 달 동안 집에서 모시게 되었는데 전문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제가 어머니 간호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거의 매일 같이 어머니 곁을 지켰기에 어깨너머로 배운 병간호 지식과 인터넷으로 간병 공부를 하며 간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자식도 부모를 간병하기 힘든 시대라 간병인을 쓰는 시대지만 더군다나 비록 간병비를 받고 간병하는 간병인이지만 그분들에게 자신의 부모처럼 간병해 주시길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 중에 전적으로 어머니를 간병할 사람이 저밖에 없어 제가 하게 되었던 겁니다.

 

 

정말 예수님과 성모님께 밤새워 어머니의 빠른 쾌유를 눈물로 때로는 성당 입구 성모상 앞에서 추운 겨울 날씨에 성모님께 애원하면 하느님께서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지 어미를 살리려고 하는 간절한 저의 마음을 보시고 애처러워서라도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까 하며 마치 철부지 아이가 때를 쓰듯이 기도도 해보고 거의 매일 수정 트라피스트와 진동 가르멜 수도원을 오가며 새벽 미사로 어머니를 봉헌하며 오전 내내 수도원 성전에서 54일 간의 9일기도인 묵주기도를 20단씩 세 번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162일 동안 했지만 제 기도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간절하지 못했는지 어머니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지쳐서 그냥 체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끈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놓지 않아야 되는데 믿음이 나약한 인간인지라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 간호로 지친 마음에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잠시 하느님을 등한시했습니다.

 

그동안 잠시 성당에 나오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는데 성사를 보려고 대기하다가 마침 저희 본당 한 자매님과 마주치게 되어 인사를 드렸습니다. 정말 따뜻하게, 반갑게 인사를 하시며 악수를 하자며 살갑게 대해 주셨습니다. 그때 제가 손이 조금 차가워 손을 내밀지 않았는데 계속 말씀하셔서 거절할 수 없어 악수를 했습니다. 지식적으로는 성사의 은혜를 알고는 있지만 사실 피부로 느껴 본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무덤덤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 자매님께서 살갑게 맞이해주신 인사와 따뜻한 손으로 제 손을 잡아주신 손길의 여운이 저의 마음 한 켠을 울컥하게 하면서 감동이 되어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성당에 왜 그동안 보이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백 마디의 말보다 오랜만에 봤다고 반가운 목소리와 따뜻한 미소와 함께 내밀어 주신 손이 마치 하느님께서 내밀어 주신 손 같아서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제가 뭐라고 저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해 주셔서 오히려 저는 성사의 은총보다도 자매님의 따뜻한 마음이 차가운 제 마음을 자매님의 손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혜로 어루만져주시고 심신이 지친 저에게 하느님의 위로를 전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제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매님의 따뜻한 마음은 제 가슴 속에 고이고이 잘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한 가지 더 이 자매님께 감사한 걸 말씀드리면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힘든 고비가 있습니다. 제가 영세를 받고 거의 바로 복사를 섰습니다. 어느 날 오전 미사를 마치고 제의실에서 나오는데 자매님께서 저에게 한 가지 덕담을 해 주셨습니다. 우리 성당 보물이라고 해 주셨습니다. 저는 보물이 아닙니다. 저를 좋게 봐주신 자매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저를 잘 봐주시는데 제가 어떨 때는 너무 힘들 때 개종한 걸 후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많은 고민을 하다가도 부족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잘 봐주시는 자매님께도 성당 생활을 등한시해서 저에 대해 가지는 마음에 실망을 안겨드린는 것도 정말 도리가 아니라 생각되서 이분 자매님을 봐서라도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겼던 적도 있습니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하느님을 보고 마음을 돌려야 되지만 저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사람을 의식한 것 같지만 실제 내부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이렇게 하느님께서 제 주변의 인간관계 속에서 저의 인간적인 마음을 움직여주셨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말해 결국은 그것도 하느님께서 그 자매님을 통해 저를 다시 하느님 품안으로 올 수 있도록 역사하셨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결국 하느님보다 사람을 의식했지만 결과는 하느님을 의식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러니 인간적으로는 정말 고마운 자매님입니다. 이 지면을 통해서라도 자매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마 저보다 최소한 열다섯 살 정도 차이 나는 분이지만 제가 문자로는 얼굴을 보고는 말할 자신이 없어서 어떨 때는 제가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이쁜 ~~~~ 누나라고요. 근데 답장이 안 옵니다. 그건 왜 그런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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