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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로지 그 작은 정성하나가 큰 믿음으로 /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01 조회수1,18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가 생각난다. 천 년이 넘었다는 그 굵고 큰 나무도, 그 옛날 처음에는 한 알의 씨앗이었으리라. 그 하나가 땅에 떨어질 때, 그것이 천 년 뒤 이렇게 큰 나무로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킬 줄을 그 누가 알았으랴? 우리 안의 하느님 나라도 이렇게 자랄게다. 성호 긋기를 가르쳐 준 어린이들에게도, 교리인도를 해 준 예비 신자들께도 하느님 나라가 자라리라. 이렇게 이 나라는 겨자씨와 같이 시작된다. 우리는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그 씨앗을 키운다. 그것이 자라고 커지게 하는 일은 하느님께서 주관하시므로 우리는 그 성장의 과정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또한 주님께서 당신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셨으니 이미 하느님 나라가 와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뿌릴 때에는 세상의 그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30-32 참조)’ 예수님은 작은 씨가 큰 나무가 된단다. 작은 믿음이 정성으로 커진다는 가르침일 게다. 아무리 작은 정성일지라도 믿고 보면 역시 세월이 가져다주는 그 무언가와 어울려 커지리라. 그렇지만 아무리 발육이 왕성한 겨자 나무도 뿌리가 시원찮으면 자랄 수 없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보이는 부분을 좌우하기에. 이게 자연의 법칙이다. 강한 뿌리가 있어야하고 정성이 담겨야 한다.

 

주님의 말씀은 그 자체가 능력이다. 숱한 병자들을 고치셨고 악한 기운을 몰아내셨다. 풍랑을 재우고 죽은 이까지 살리셨다. 모두 말씀으로 하신 일이다. 그러므로 그 씨앗을 각자 마음의 밭에 심자. 이리하여 이 밭을 좋은 땅으로 만들어야 하리라. 우리의 몸도 ’, 교회도 거대한 공동체로 공존하는 아름다운 땅이다. 거기에는 엄청난 세포들이 조화를 이룬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미지의 땅이기에 그 구석구석에 주님의 말씀이 닿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끔은 신앙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습관적으로도 기도하면서 정성을 되찾아야만 할 게다. 건성으로 모시는 성체였다면 감사의 시간을 늘리자. 성당 안에서까지 세상 걱정을 할 이유가. 분심도 하나의 습관일 게다.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단다. 작은 정성이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으리라.


정성은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잘 보호할 때 빛을 발한다. 겨자씨 역시 뿌리가 시원찮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믿음의 삶뿐만 아니라 가정생활도 보이지 않는 곳에 정성을 쏟자. 그러면 보이는 곳이 저절로 훤해지고 생동감이 인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정성을 들이면큰 것으로 바뀐다. 우리가 실천에 옮긴 작은 선행과 희생도 어디에선가 열매 맺으리라. 그 자라나는 모습을 확인하지는 못했어도, 뿌린 그 씨앗은 또 누군가에게 전해져 더 큰 나무로 자라났을 수도. 또한 누군가는 우리 각자가 가진 씨앗에게 물을 주었으리라. 그 선한 말 한마디로 우리 안에 하느님 나라가 자라게 했을 게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이렇게 씨앗이 자라고 열매 맺고 추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에게 뿌려진 하느님 말씀은 자라서 좋은 열매를 맺게 되었기에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우리가 기도하고 싶고 좋은 일을 하고 싶을 때, 우리 안에 말씀의 씨앗이 자라는 것이고 하느님 나라가 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리라. 우리의 작은 정성과 실천들이 일상 속에 쌓여서 점점 커지면 신앙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릴게다.

 

하느님 말씀은 우리 마음속에 숨겨져 있어서 우리는 그것을 잘 볼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의 신앙생활이 날마다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보이고 우리 믿음이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으리라. 오히려 인생의 걱정거리와 가정에 주어지는 십자가들이 더 크게 보일수도. 따라서 말씀의 씨앗이 큰 나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때만이 수확의 시기를 기다릴게다. 우리가 인내하며 사랑하는 시간들을 가질 때 은총과 기쁨을 느낀다. 이러한 시간들은 우리에게는 너무너무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꼭 안기리라.

 

이러한 믿음의 삶을 바라볼 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가 어느 정도 가까이 와 있는지, 이 세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더 천국에 가깝게 다가가 사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와 함께 사는 이들에서 하느님 나라는 분명 자란다. 나무에서 열매를 잘 맺게 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열심히 씨앗을 뿌리고, 또 그 씨앗을 모두가 잘 간직하여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작은 보탬이나마 된다면 참 좋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비유 이야기,겨자씨,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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