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08 조회수1,802 추천수13 반대(0)

 

철학 시간에 배운 것이 생각납니다. 경험과 관찰에 의한 생명의 분류가 있었습니다. 식물에는 생혼(生魂)이 있고, 동물에게는 각혼(覺魂), 사람에게는 영혼(靈魂)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혼은 상위의 개념이기 때문에 영혼이 있는 사람은 당연히 동물이 가지고 있는 감각과, 식물이 가지고 있는 삶의 본능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생명은 단순히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혼이라는 에너지가 물질을 통제한다는 말입니다.

 

추론과 관념에 따라 생명을 분류하는 사상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몸과 영혼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영혼은 자유로운 존재인데, 잘못된 이유로 몸에 갇혀있다는 생각입니다. 몸에 속한 세상은 잠시 지나가는 곳이고, 몸이 속한 곳은 영혼이 머물기에는 너무 작은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참된 이데아(낙원)는 몸을 떠난 영혼만이 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포장지는 목적지에 물건이 배달되면 버려지듯이, 우리의 영혼이 낙원으로 가면 몸은 버려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철학적인 사유는 종교의 교리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가현론, 영지주의, 유에이지 운동은 이런 철학적인 사유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썩어 없어질 육신을 위해서 영혼이 가야할 길을 막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은 몸에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몸의 욕망 때문에 영혼이 병들어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몸의 아름다움과 몸의 신비는 죄악시되기도 했습니다. 마녀사냥, 종교재판, 노예제도, 식민지에서의 폭력은 몸을 부정하고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인식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우리는 그것을 요한복음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씀하였습니다. “지금 당신이 나에게 주는 물은 곧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입니다. 내 안에 하느님이 계시고, 하느님 안에 내가 있습니다.”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나는 생명의 빵입니다. 나를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몸과 영혼이 하나라고 하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것이 바로 몸과 영혼이 하나가 된 사건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구유에 아기 예수님의 몸이 되어 오신 것 역시 몸과 영혼은 하나임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영혼이 귀한 존재라면, 우리의 몸 또한 귀한 존재입니다. 나의 몸이 귀하다면, 남의 몸도 귀한 것입니다. 몸이 살아있지만 죽은 것처럼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혼이 나간 것처럼 사는 사람들입니다. 헤로데는 체면 때문에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살고 있습니다. 헤로디아는 욕망 때문에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살고 있습니다. 살로메는 두려움 때문에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살아있지만 죽은 것처럼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과 권력과 명예 때문에 귀한 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체면과 시기와 욕망 때문에 귀한 몸을 망가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열등감과 잘못된 습관과 오해 때문에 귀한 몸에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우리의 몸을 영원한 생명을 사는 것처럼 만들라는 말씀입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몸을, 신비로운 우리의 몸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것이 이 세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형제애를 계속 실천하십시오. 손님 접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손님 접대를 하다가 어떤 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접대하기도 하였습니다. 돈 욕심에 얽매여 살지 말고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하느님의 말씀을 일러 준 여러분의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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