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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의 마지막 장면인 엄마들의 막춤의 의미를 새겨본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08 조회수1,871 추천수1 반대(0) 신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의 마지막 장면인 엄마들의 막춤의 의미를 새겨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의 마지막 장면은 도준이가 버스 터미널에서 엄마에게 여행 가면서 사람들과 나눠 먹으라고 과자를 한 보따리 사다 준다. 이전까지는 늘 엄마 속만 태우던 아들이었는데 ... 꼴통 짓만 하던 아들이었는데 이제는 엄마도 챙기고 이웃도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면서 고물상 화재 현장에서 엄마 침통을 주웠다고 건네 주면서 다른 사람들이 들리지 않게 아주 조용하게 "이런 거 흘리고 다니면 어떻하냐?"며 속삭이며 이전과는 아주 완전히 달라진 도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튼 도준이에게 침통을 건네받은 엄마는 어찌할 줄 몰라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곧 관광버스에 타고 여행을 떠나고 이미 다른 엄마들은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막춤을 추고 있다. 그런데 도준이 엄마만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더니 자신만이 알고 있는 침자리에 침을 놓는다. 그 침으로 말하면, 나쁜 일, 끔찍한 일, 속병 나기 전에 가슴에 꾹 맺힌 거 깨끗하게 풀어 주는 그런 침자리란다. 그 침자리에 스스로 침을 놓고 곧 일어나 다른 엄마들 속에 섞여 막춤을 춘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이 흔들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막춤을 춘다. 

 

이러한 모습을 우리들의 인생을 비유해서 생각해 본다. 우리도 어쩌면 그 관광버스로 비유되는 인생이라는 관광버스에 타고 한 인생을 여행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엄마들의 막춤으로 비유되는 질서 없는 자기 멋대로의 삶의 모습을 살아내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막론하고 한 사람도 예외없이 말이다. 그 관광차에는 단 한 사람도 막춤을 추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니까 봉준호 감독은 이 마지막 모습을 통해서 이 세상을 여행하는 우리 모두의 삶의 모습이 바로 도준이 엄마가 살아가는 모습을 닮아 있다는 이야기를 세상에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모두에게 선물로 주어진 자유의지대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들과 그 모습들을 통해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서로 상처를 주고받고 하면서 살아가는 무질서한 삶의 모습을 막춤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준이 엄마가 도준이를 위해서, 도준이가 아영이를 죽인 범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기 아들이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는 고물상 영감님을 죽일 수 있는 그런 아들을 향한 끔찍한 사랑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사랑이 비롯 일그러지고 엇나간 사랑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도준이 엄마만 알고 있다는 그 침자리, 나쁜 일, 끔찍한 일, 속병나기 전에 가슴에 꾹 맺힌 거 깨끗하게 풀어 주는 그런 침자리가 사실 딱 한 군데 있기는 하다. 신앙적으로 풀어본다면 그 침자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어쩌면 막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으로부터 모든 죄 용서받고 기뻐서 추는 막춤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영화를 해피앤딩으로 끝을 맺는다면 말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정답은 없다. 자신이 발견한 그게 그 사람의 인생의 답일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봉준호 감독, 영화 마더, 막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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