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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7.모든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17 조회수1,268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카 6, 17. 20-26(연중 6주 주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 행복을 네 가지로 선언하십니다. 동시에 네 가지의 불행도 선언하십니다. 그런데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이런 행복을 말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결같이 행복을 갈망하지만, 그 누구도 이러한 행복을 갈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보라 하면, 대체로 사람들은 돈과 재물, 건강과 안전한 직업, 단란한 가정과 멋진 집,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친구 등을 꼽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 우는 사람과 미움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부유하고 배부르고 지금 웃고 있고 모든 사람이 좋게 말하면, 그 사람은 불행하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러한 말은 정신 나간 말로 들릴 만 합니다. 그야말로 행복선언 여덟 가지라기보다 미친 소리 여덟 가지라 불릴 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면, 예수님의 이러한 참 행복은 오히려 축복에 역행되는 모순입니다. 사실, 가난과 굶주림과 슬픔과 미움과 박해 같은 것은 좋은 것들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것들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계획하신 것도 아니며, 오히려 인간들로 인해 스스로 자초한 것들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현실을 넘어서는 이러한 행복선언은 현실을 넘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더 깊은 의미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하며, 우리의 삶에 대한 방향전환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참 행복이란 대체 무엇일까?

 

오늘 <1 독서>에서 예레미아 예언자는 참 행복의 올바로 이해를 도와줍니다. 그는 주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합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예레 7,5-7)

 

여기에서는 축복받은 받은 사람과 저주받은 사람, 곧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을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인간에게 의지하는 사람으로 구별합니다.

인간에게 의지하는 사람이란 자신의 믿음을 자기 자신이나 돈이나 소유,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힘 있어 보이는 것에 의지하며, 자신의 힘에 의지하는 사람입니다. 곧 자신의 능력이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기 성취나 자기성공 패러다임을 따라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입니다.

반면에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알고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져 있음을 아는 사람입니다. 예레미아는 이들을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서 주님이 그들 생명과 열매의 원천인 된다고 말합니다.

결국, 참 행복을 가져오는 가난한이란 말은 하느님께 의존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약함과 죄스러움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은 무엇이든 생명, 건강, , 그 어떤 종류이든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받은 것임을 기꺼이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지 않는 것에 의지하지 않으며, 손에 넣으려고 급급하지도 않으며, 그것들에 신뢰들 두지도 않으며, 오히려 주님께 신뢰를 둡니다. 곧 물질의 소유나 자신의 힘이나 사람들의 인정으로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으로 구원됨을 신뢰하는 사람들입니다. 결국, 우리는 오직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만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할 때 가난한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돈과 재물이 있어도 가난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반면에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아도 가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여전히 물질적인 부유를 갈망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한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그들의 것(루카 6,17)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그들의 것이 될 것이다.’라고 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이미하느님 나라를 차지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 신뢰를 둔 사람은 이미 자신을 하느님의 다스림과 하느님의 사랑에 맡기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이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미 행복합니다. 그렇습니다. 그 신뢰의 둔 정도만큼 우리는 지금 행복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행복하세요? 만약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가난하지 않은 까닭일 것입니다. 곧 하느님께 신뢰를 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믿음을 두고 자신의 나라를 실현하다가 이루어지지 않아 좌절하고 있는 불행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구원받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나약함을 깨닫고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사람”, 가난한 사람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처럼 말할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나의 모든 환난에도 나는 위로로 가득 차 있고, 나의 기쁨은 넘칩니다.”(2코린 7,4)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은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루카 6,26)

 

사실,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누군가가 칭찬하고 좋게 말해주면 기뻐하고 행복해하며, 반면에 꾸중하고 질책하고 나쁘게 말해주면 우울해하고 불행해 합니다. 그토록 우리는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고, 비위맞추며 눈치보고 타인의 말 한마디에 우지좌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로부터 좋은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혹은 인간적인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일, 곧 하느님의 뜻 안에서 관계 맺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미움을 벗어나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미움 속에서 사랑하는 일입니다. 고통과 슬픔을 벗어나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고통과 슬픔 안에서 사랑하는 일이요, 바로 그것을 통하여 사랑하는 일이요, 그것을 통하여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일입니다. 그것이 바로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는(마태 6,33) 일이요, 사랑하되 진리 안에서 사랑(1요한 3, 18)하는 일일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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