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20 조회수1,851 추천수12 반대(0)

 

안경을 착용한지 14년이 되었습니다. 근시와 난시가 함께 있어서 다촛점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경을 벗으면 운전도 힘들고, 눈이 부셔서 사람을 보는 것도 어렵습니다. 안경은 이제 저의 소중한 벗이 되었습니다. 생물학자들은 작은 것을 보기 위해서 전자 현미경의 도움을 받습니다. 전자 현미경은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포를 아주 쉽게 보여줍니다. 천문학자들은 아주 먼 곳에 있는 것을 보기 위해서 전파 망원경의 도움을 받습니다. 전파 망원경은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별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경, 현미경, 망원경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들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안경, 현미경, 망원경을 가져도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원망과 분노로 가득한 마음입니다. 헌신과 자비의 마음입니다. 시기와 질투의 마음입니다. 그런 것들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것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옳고 그른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안목입니다. 영원한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안목입니다. 그런 것을 보기 위해서는 매일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길을 보여주는 이정표와 같은 말씀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 10주기를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습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은 시대의 징표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 아픈 이, 억울한 이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였고, 주님의 길을 따르는 사제였습니다. 미사를 마치면서 교황 대사님, 주교회의 의장님, 평신도 대표의 추도사가 있었습니다. 모두들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을 돌아보았고, 그분의 삶을 기억하였고, 그분이 보여주신 길을 떠올렸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총대리 주교님께서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추모하는 우리의 태도를 이야기하였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가 추기경님의 선종 10주기를 맞이하면서 그분을 그리워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분이 없는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하느님나라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다른 것을 원하실 것 같습니다. 그리움과 아쉬움도 필요하겠지만 추기경님께서는 우리도 그렇게 살기를 바랄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라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강도를 당한 사람을 도와주고 치료해준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를 당한 사람의 이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율법학자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십시오.’ 그렇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도 가난한 이, 아픈 이, 외로운 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10주기를 추모하는 우리의 자세가 되면 좋겠습니다.”

 

비둘기가 마른 땅을 발견한 것은 아닙니다. 마른 땅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비둘기가 새로운 시작을 알려 준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드린 노아의 안목이 새로운 시작이 된 것입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는 사람에게는, 지금의 삶에 충실한 사람에게는 언제나 주어지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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