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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왜요? / 벳사이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21 조회수1,902 추천수2 반대(0) 신고

벳사이다 눈먼 이를 치유해 주시고 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고 말씀하셨을까? 


 

 

그들은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 8,22-26)

 

+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예수님께서는 벳사이다 눈먼 이의 시력을 회복시켜 주신 다음에 그를 집으로 돌려 보내시면서 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고 말씀하셨을까? 그 이유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분명 저 마을, 곧 벳사이다로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기에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고, 그렇다면 예수님의 그 말씀을 들은 그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고 알아들었을까? 그게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하루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벳사이다가 어떤 고을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벳사이다는 예수님께서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루카 10,13 참조) 하신 고을입니다. 


위의 루카 복음을 통해서 생각해 보면, 벳사이다는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들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은 고을로 그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예수님께서 "불행하여라" 하고 한탄하셨겠는지 이 부분을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튼 이 고을에 사는 사람들 전체라고 하면 좀 그렇겠지만 대부분의 벳사이다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 예수님을 불신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벳사이다에 예수님이 도착하시자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진심으로 이 사람들이 눈먼 이가 치유되기를 원해서 데리고 왔다면, 예수님께서 이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치유해 주시든 그것은 예수님께서 선택하실 몫이지 자기들이 이래달라 저래달라고 예수님께 요구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눈먼 사람을 데리고 온 그 자체부터 이미 예수님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기에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그 눈먼 사람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가가셔서 그 사람을 치유해 주시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치유 방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단 한 번에 치유해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처음에는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마을 사람들을 떠나서 그 눈먼 사람의 손을 잡고 마을 밖으로 나오셨기 때문에 분명 사람들이 보일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이 사람이 본 것이 영적인 것을 보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보이는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였다는 것은 사람처럼 보여지는 나무, 곧 영적인 존재들을 보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 눈먼 벳사이다 사람은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이는 천상적 존재들을 볼 수 있었고, 더불어 이제는 예수님께서도 누구이신지 똑똑히 보게 되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이제 벳사이다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처럼 완전히 썩어 있는 벳사이다로 걸어 들어가면 안 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이제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똑똑히 알아 뵈온 그 사람은 벳사이다로 다시 걸어 들어가서 그가 할 일이 없으니까요. 예수님도 믿지 않는 그 벳사이다 고을 사람들이 이 사람의 말을 믿을까요? 


예수님도 어떤 면에서는 포기하신 고을인데,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똑똑하게 보게 된 그 사람이 그 고을로 들어가서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시라는 걸 선포한다고 할 때 돌에 맞아 죽지 않으면 다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한 표현으로 "미친 놈"이라고요. 아마도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고 말씀하신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예수님을 그다지 굳게 믿는 믿음도 없으면서 벳사이다 마을 사람들의 마음처럼 눈먼 이로 상징되는 어떤 고통과 상처들을 데리고 와서 예수님께 손을 얹어 주십사 하고, 곧 예수님께 이렇게 해 주십사, 저렇게 해 주십사 자기들이 원하는 식으로 치유해 주십사고, 사실은 우리들도 그들과 똑같은 모습을 보이며 살고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벳사이다, 눈먼 이,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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