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7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24 조회수1,976 추천수12 반대(0)

 

예전에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눈이 녹으면 어떻게 됩니까? 아이들의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물이 됩니다. 길이 지저분해 집니다. 스키장에 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봄이 옵니다.” 봄이 오는 것을 눈이 녹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면 우리들의 마음은 세상을 아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봄의 따사로운 햇살에 얼음이 녹듯이, 우리들의 이기심과, 욕심, 교만함이 녹아내려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

어릴 때 이솝우화를 읽었습니다.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는 이야기로는 서로의 집에 초대한 황새와 여우의 이야기입니다. 여우는 음식을 차렸는데 넓은 쟁반에 먹을 것을 마련하였습니다. 황새의 긴 입으로는 먹기 힘들었습니다. 여우는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분이 나쁜 황새도 여우를 초대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목이 긴 병에 음식을 담았습니다. 여우의 짧은 입으로는 먹기 힘들었습니다. 황새는 긴 입으로 병에 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황새와 여우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삶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당리당략으로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미래를 외면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기업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며 갑질을 하는 일부 기업인들이 있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일부 종교인들이 있습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이기보다는 교육을 돈벌이로 여기는 일부 교육인들이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릴 때 국어책에서 읽은 의좋은 형제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밝은 달빛아래 형제가 서로를 위한 마음을 알고 보듬어 주던 그림이 생각납니다. 추수를 마치고 형은 동생 생각을 합니다. 이제 막 결혼해서 필요한 것이 많은 동생을 위해서 형은 자신의 볏단을 동생의 논으로 가져다줍니다. 동생은 조카들이 많은 형님을 위해서 자신의 볏단을 형의 논으로 가져다줍니다. 지금도 초등학교 국어책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는 계속 있으면 좋겠습니다. 국어책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삶에서 가끔은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밤하늘은 별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처럼 이런 사람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육성회비를 못내는 학생을 위해서 기꺼이 육성회비를 내 주셨던 선생님이 있습니다. 평생 수집했던 귀한 문화재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기증하는 기업인이 있습니다. 빈병을 모으고, 폐지를 주워서 어렵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선뜻 내주신 어르신도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선행을 베푸는 가슴이 따뜻한 이름 모를 이웃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교우 분의 이야길 할까 합니다. 그분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손자와 함께 여의도의 방송국엘 가던 길이었습니다. 아들이 방송국의 PD였습니다. 화창한 봄 날 여의도를 걸어가던 할머니에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술에 취한 젊은이가 차를 운전하다가 인도를 향해 돌진하였고 그만 손자가 그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감옥에 갇혔고,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감옥엘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를 면회하면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비록 당신 때문에 나의 손자가 죽었지만 난 당신을 용서합니다.”   

그 할머니로부터 용서를 받았던 그 젊은이는 진심으로 참회의 눈물을 흘렸고 그 뒤로 교리를 배워 세례도 받고 교도소 안에서도 평온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성서 말씀을 통해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야길 듣게 되었습니다. 또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사울을 용서하는 다윗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일이 육적인 마음만으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영적인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를 힘들게 하고 우리를 미워하며 우리를 업신여기는 사람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를 미워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유 없이 나를 헐뜯고 나를 비난하고 욕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오늘 용서할 수 있도록 아니 더 나아가 사랑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했으면 합니다. 또한 나의 시기와 질투 나의 욕심과 교만으로 남을 욕하거나 비난하고 헐뜯은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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