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7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25 조회수2,321 추천수17 반대(0)

 

외국의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입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제 앞을 지나면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유명한 사람인지 착각했습니다. 제 뒤에 보니 유명한 운동선수가 있었습니다. 전지훈련 온 젊은이들이 운동선수에게 인사한 것이었습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 10주기를 맞이하면서 명동에서 사진전이 열렸고, 추기경님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추기경님의 음성 중에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하나는 나는 바보라는 음성입니다. 영적으로 깊이가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추기경님이 하느님 앞에 바보라고 고백을 하셨습니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하지 못하였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학생들을 잡으러 온 경찰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먼저 나를 잡아가야 할 겁니다. 내 뒤에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그 뒤에는 수도자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 모두를 잡아가야 학생들을 잡아갈 수 있을 겁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바보라고 하셨던 추기경님께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서는 가장 앞자리에 계셨습니다. 불의한 폭력의 현장에서는 가장 앞에 계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우주의 질서를 아는 지혜도 있을 겁니다. 경제의 흐름을 아는 지혜도 있을 겁니다. 국제 정세를 파악하는 지혜도 있을 겁니다. 교회의 법과 교리를 정확하게 하는 지혜도 있을 겁니다. 지혜가 지식에 머물면 타인을 향한 연민과 배려를 잊어버리곤 합니다. 자신의 허물과 잘못을 합리화 시키는 위선과 가식으로 머물곤 합니다. 이런 지혜는 하느님 앞에는 한 없이 겸손한 영성을 만나야 합니다. 불의 앞에는 당당한 정의를 만나야 합니다. 지식인에 머물기보다는 지성인, 영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지혜라는 것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지혜라는 것은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불안해하거나, 아쉬워하기 보다는 내일이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가 못하는 것은 나의 친구가 할 수 있고, 나의 후손이 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빛 자체가 아니라, 빛을 반사하는 거울임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여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집트의 신화에는 죽은 사람을 심판하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이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을 하는 사람은 영생의 강을 건너게 됩니다.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영생의 강을 건널 수 없다고 합니다. 첫째 질문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가?’입니다. 둘째 질문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알았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가?’입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을 믿고 알아서 구원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부유함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건강함보다 아픔을 택할 수도 있고, 장수하는 것보다 단명함을 택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궁극적인 가치는 하느님의 큰 영광을 위한 삶이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을 찾아온 아이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믿음이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더욱 강한 믿음을 청합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힘만으로 치유하려 했을 때 할 수 없었습니다. 주님께 의지하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주님과 함께 한다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도 하나 둘 풀려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주님께 의지하면서 오늘 하루를 봉헌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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