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26 조회수2,026 추천수15 반대(0)

 

예전에 동창 신부님이 강론 중에 한 말이 생각납니다. 들풀과 삼나무 중에 어는 것이 더 클까요? 땅에서부터 길이를 재면 당연히 삼나무가 클 것입니다. 그러나 기준을 바꾸어서 하늘에서부터 길이를 재면 들풀이 클 것입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는 큰 나라입니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야를 조금만 넓혀서 생각하면 그리 큰 것도 아닙니다. 지구는 태양계에 속해있고, 태양계는 은하수 은하에 속해있고, 우리 은하는 수많은 우주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우주라는 큰 에서 보면 지구는 우리가 눈으로 보기 힘든 먼지보다 작습니다. 먼지보다 작은 지구에서 어느 나라가 더 큰가를 따지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서 피정 중에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가장 먼 여행이 어디일까요?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가슴에서 발로 가는 여행입니다.” 피정 중에는 그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생각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계산하고, 분석하고, 따지는 것이 생각이라면 나누고, 함께하고, 도와주는 것이 마음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는 생각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꾸는 여행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생각에 머무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많이 가졌음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 있기에 내가 있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불편한 것을 참을 수 있다면,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소중한 것을 먼저 생각 할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은 어쩌면 우리가 보고 싶은 대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 명예, 권력, 성공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경쟁해야하고, 이겨야하고, 이기기 이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도록 강요합니다. 나눔, 사랑, 겸손, 봉사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온통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곳입니다. 우리들 또한 서로 사랑하고, 서로 믿으며, 같은 곳을 향해서 가는 동반자인 것입니다.

 

산행을 하고 돌아오면 다리가 아픕니다. 평소에 쓰지 않았던 근육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종아리도 아프고, 허벅지도 아프고, 발목도 지끈 거립니다. 도시 생활에 몸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내서 동네 산도 오르고, 산보를 한다면 내 몸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올 것입니다. 산을 올라도 힘이 덜 들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쉼 없이 달리기 때문에 여유가 없습니다. 이웃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일,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일,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이웃의 기쁨을 함께 기뻐하기가 힘들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단련이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마치 산행을 한 후 몸의 근육들이 아픈 것과 같습니다.

 

나의기도라는 시가 있습니다.

주여, 오늘의 나의 길에서 험한 산이 옮겨지기를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 고갯길을 올라가도록 힘을 주소서.

내가 가는 길에 부딪히는 돌이 저절로 굴러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넘어지게 하는 돌을 오히려 발판으로 만들어 가게 하소서.

넓은 길, 편편한 길 그런 길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좁고 험한 길이라도 더욱 깊은 믿음 주소서.

주와 함께 가도록 더욱 깊은 믿음 주소서

 

우리가 하느님 앞에 나설 때, 하느님은 우리의 직책이나, 우리의 업적을 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보실 것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살았던 우리들의 삶을 보실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직책이나 자리를 가지고 다투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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