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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가득하고 세상이 따뜻하고...)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26 조회수1,449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가득하고 세상이 따뜻하고...

예수님과 제자들이 카파르나움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앞장서 가시고,

제자들이 약간의 거리를 두고

뒤따라 가셨던가 봅니다.

먼저 집안에 들어가 제자들을

기다리고 계시던 예수님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서는 제자단의

분위기 역시 심상치않았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큰 웃음소리와 함께

떠들석한 분위기 속에 들어왔을텐데,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울했고,

제자들의 얼굴도 다들

울그락불그락했습니다.

눈치 9단이셨던 예수님께서

그걸 놓칠리가 없었습니다.

즉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십니다.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마르코 복음 933)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했던

제자들이 입을 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예수님께서는

즉시 분위기를 파악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창피하게도 자신들 가운데

누가 큰 사람인가?’‘

누구 높은 사람인가?’

하는 문제, 다시 말해서

지네들끼리 서열 정리하느라,

서로 얼굴을 붉히며 길거리에서

대판 싸운 것입니다.

아직도 갈길이 먼 미성숙한

제자단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노출시킨 것입니다.

아직도 제자들은 예수님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스승님께서 조만간

유다나 로마 제국을 능가하는

강력한 대 제국을 건설하리라고

기대했던 것입니다.

당연히 그 왕국이 서면,

미리 한 자리 확보하기 위해,

서열 다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다들 김치국부터 벌컥벌컥

한 사발씩 들이킨 것입니다.

기가 차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즉시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하십니다.

자리에 앉으신 스승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불러 제자들 앞에

세우신 다음, 그를 꼭 안아주고 나서,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코 복음 935~37)

예수님께서는 아무리 외쳐도

알아 듣지 못하는 제자들을 향해,

그들의 자존심까지 긁어가시며,

강도높은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하신 것입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시,

순수한 사랑의 언어로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는 시로 유명한,

존경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

그런 사람으로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그 사람 하나가

세상의 전부일 때 있었습니다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가득하고

세상이 따뜻하고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빛나던 때 있었습니다.

그 사람 하나로 비바람 거센 날도

겁나지 않던 때 있었습니다.

나도 때로 그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보고 또 보아도

보고 싶은 사람이 아닐까요?

틈만 나면내가 누군지 알아?’하고

나대는 사람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사람은

다시 상종하고 싶지않습니다.

엄청 높고 대단한 사람과의 만남 역시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불편하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반면에 어린이 같이 작고 겸손한 사람,

어깨에 힘을 뺀 사람,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

틈만 나면 밑으로 내려가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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