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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봉모 토마스 모어 신부님 / 베드로의 천사겠지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01 조회수1,603 추천수5 반대(0) 신고

베드로의 천사겠지 / 수호천사


 


 

송봉모 토마스 모어 신부 ㅣ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베드로는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 베드로가 현관의 문을 두드리자 로데라는 여종이 맞으러 나왔다가 베드로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너무 기뻐서 현관문도 열어 주지 않고 안으로 달려가 베드로가 현관 앞에 서 있다고 알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여종에게 "너 미쳤구나!" 하고 말했다. 그러나 여종이 사실 그렇다고 우기니 그들은 "베드로의 천사겠지" 하였다.(사도 12,12-15)

 

  이 본문 끝에 보면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은 여종 로데가 본 것은 베드로가 아니라 베드로를 지켜주는 천사일 것이라 말한다. 베드로를 지켜주는 천사란 곧 베드로의 수호천사를 가리킨다. 우리는 여기서 예루살렘 초대교회 안에 수호천사에 대한 믿음이 있었음을 본다. 이 믿음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해서 나온다. 예수님은 각 사람에게 수호천사가 있음을 말하였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오랜 시간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수호천사의 존재를 믿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수호천사의 돌봄을 받도록 해주었음을 믿었다. 그런데 오늘날 신자들은 수호천사에 대한 믿음이 약하거나 아예 없다. 수호천사에 대한 인식이나 의식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 나아가 천사 일반에 대해서도 공경이 없다. 공경은커녕 언급조차 회피하고 존재마저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예수회의 피에르 파브르 성인은 누군가를 맞이할 때 그 사람을 돌보는 수호천사를 향해서도 마음으로 인사를 하였다. 우리도 그럴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맞이하는 사람의 외모나 신분을 보고서 차별하는 경우는 결코 없을 것이다. 

 

  조이 베론은 병실에서 육신의 고통과 정신적 트라우마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자동차가 그녀의 몸을 깔아버리면서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사고 당시의 장면이 계속해서 그녀를 덮치며 두렵게 만들었다. 사고는 가족여행에서 발생하였다. 조이는 부모님을 모시고 세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조이는 콜로라도 산맥의 도로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부모님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세 아이들은 차 안에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자동차의 기어가 풀리면서 차가 가파른 절벽을 향해 굴러가기 시작한 것이다. 조이는 반사적으로 달려갔다. 운전석 문을 열 시간도 없이 자동차 앞으로 몸을 던져 자동차를 멈추게 했다. 잠시 자동차가 멈춘 사이 조이의 아버지가 차 안으로 들어가 차의 기어를 잠금으로 하였다. 

 

이 사고로 조이의 등은 완전히 부러졌고 장기들의 손상도 심각한 상태였다. 수술을 받고 나서 일주일 내내 열이 펄펄 끓었다. 병간호하던 어머니가 잠시 병실 밖으로 나간 시간, 조이는 홀로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흰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훤했다. 눈은 맑고 푸르며 아름다웠다. 

 

그 남자가 조이의 침대로 다가와서는 따스한 음성으로 말하였다. "조이, 좋아질 거예요. 반드시 이겨 낼 거예요." 남자는 조이를 따스하게 쳐다보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조이는 그 사람의 말을 온전히 믿었다. 정말로 자기가 완쾌될 것임을 확신했다. 어머니가 병실에 들어오자, 조이는 좀 전에 만난 남자를 보았냐고 물어보았다. 어머니가 조이의 말을 듣고 즉시 병실 복도로 달려갔지만 조이가 말한 것처럼 생긴 남자는 없었다. 

 

조이는 그 남자를 하느님이 보내준 천사라고 굳게 믿었다. 계속되는 수술과 투병생활, 휠체어에 묶인 수년의 삶 그리고 재활운동 기간 내내 그 남자가 한 말 "조이, 좋아질 거예요. 반드시 이겨 낼 거예요."를 기억하며 인내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완쾌되었다. ●

 

* 출처 : 예수회 후원회 이냐시오의 벗들 2019년 3월호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송봉모 신부, 수호천사, 베드로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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