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7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02 조회수2,079 추천수13 반대(0)

고 최인호 선생의 나는 나를 기억한다.’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유년시절의 이야기부터 작가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서 50년대와 60년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씨 안에 뿌리, 줄기, , 열매가 담겨있듯이 지금 나의 모습은 유년시절의 기억들 속에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자상함, 어머니의 사랑, 형제들의 따뜻함이 지금 나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과 함께 고양이 앞에서 찍었던 5살 무렵의 사진도 기억납니다. 형들과 함께 집 앞 뜰에서 찍었던 7살 무렵의 사진도 기억납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길가에는 큰 천막이 쳐졌고,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었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기일이면 시골에서 친척들이 오셨고, 또래의 사촌들과 좁은 방에서 함께 자던 것도 기억납니다. 동네에서 하루 종일 놀았고, 가끔 개울에 가서 수영을 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지금처럼 화장실이 수세식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정보가 빛의 속도로 전해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샤워꼭지만 틀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집집마다 보물 상자인 텔레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먹을 것이 풍족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나비와 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꿈과 희망이 마음 안에 가득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 들어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린아이를 사랑으로 대하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비행기와 우주선으로는 태양계를 벗어나기도 힘이 들 것입니다. 우리의 능력과 업적으로는 피라미드 이상 높은 건축물도 세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꿈과 희망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유년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올 수 있도록 어머니가 10개월 동안 나를 품고 있었음을 감사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내가 일어날 수 있도록, 걸을 수 있도록 나를 먹여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었음을 감사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내가 무상으로 모든 것을 받았으니, 나도 무상으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창조하시고, 사람들의 영혼에 하느님의 숨결을 넣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지금 이곳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많은 능력을 주셨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이 있으며,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감성이 있습니다. 우주와 세상의 시작을 사유할 수 있는 오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 세상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됩니다. 보석을 담으면 보석상자가 됩니다. ‘우리들 마음에 시기, 질투, 탐욕, 분노, 미움, 원한의 쓰레기를 담으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하느님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에 용서, 희생, 나눔, 배려, 인내, 사랑의 보석을 담으면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이 하느님 나라가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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