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8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04 조회수1,867 추천수13 반대(0)

 

고인이 되신 최인호 선생님은 사회문제에 대해서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였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항의 집회를 하는 것도 방법이고, 전단지를 만들어서 돌리는 것도 방법이고, 야학을 통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최인호 선생님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법인 글을 통해서 사회문제에 대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서울교구 주보에서 그분의 글을 보았고, 많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과 불교를 어우르며 삶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그분의 글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이 되기도 했습니다.

 

신부님들과 대화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신학생으로서 사회의 문제를 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였습니다. 교회의 가르침과 틀을 벗어나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했던 신학생은 또 다른 선택을 하였습니다. 신학생으로서 신학과 교리를 충실하게 배우고, 교회의 틀 안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했던 신학생은 사제가 되었고, 지금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문제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어떤 선택도 가능한 선택일 것입니다. 제도와 틀을 벗어났어도 양심과 정의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았다면 하느님께서는 그런 선택도 자비로이 받아주실 것입니다. 제도와 틀에 머물지만 위선과 가식의 삶을 살고 있다면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제도와 틀은 안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더 큰 열정과 사랑으로 하느님의 뜻이 드러날 수 있도록 최선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부자 청년은 제도와 틀에서 안정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배움도 충분했고, 육체적인 노동에서도 자유로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제도와 틀에 머물며 안주하기보다는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선택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구유에서 태어나심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셨습니다. 수도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느님을 선택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결과로 우리를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내게 주어진 능력과 재능에 따라서 최선을 다했다면 하느님께서는 그것만으로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사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성사를 정성껏 집전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이웃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서 지금 위로가 필요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등불을 됫박으로 가두지 않는 것처럼 사제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향기가 되어서 주님께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사제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입니다.

 

며칠 전에 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그대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문자를 받으면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나의 꿈은 무엇일까?’ 주교가 되는 꿈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더 높은 자리, 권력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게 문자를 보낸 분은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를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은 자라고, 이런저런 봉사를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갈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자의 꿈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각자의 꿈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 가진 것을 팔아서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어주는 것과 같은 행위를 통해서 을 이룰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열역학 제1법칙은 모든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영구기관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내가 가진 꿈은, 결국 내 삶이라는 에너지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불로 단련을 받는 아름다운 금을 봅니다. 아름다움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 순간들에 감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한 시간들은 아름다운 과거가 될 것이고, 최선을 다할 시간들은 희망찬 미래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 은총의 빛으로 순간을 충실하게 살면 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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