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07 조회수1,788 추천수11 반대(0)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학교 가는 길에는 어린 친구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뽑기도 있었고, 구슬로 게임을 하는 것도 있었고, 문방구도 있었고, 빙수도 있었고, 설탕물도 있었고, 분식집도 있었고, 만화 가게도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런 모든 유혹을 알뜰하게 물리치고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지각을 하곤 했습니다. 호기심이 많았던 저도 몇 번 지각했습니다. 50년이 지난 기억입니다. 유혹을 물리치고 학교에 도착한 친구들과 유혹에 넘어간 친구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규칙을 잘 지키고,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었던 친구들이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규칙을 어기고 때로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던 친구들이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최인호 선생님은 문단에 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문학이 세상과 사회를 선도해야 한다는 문단이 있었다고 합니다. 문학은 순수하게 인간의 감성을 이야기하면 된다는 문단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인호 선생님은 진정한 작가는 어느 틀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조직과 문단은 작가를 보호하고 키워주는 장점이 있지만, 조직과 문단은 작가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이 잘 드러나는 조직이 있는데 정당입니다. 정당은 공천을 줄 권한이 있고, 정당은 국회의원을 보호할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 정당의 정책과 입장이 비합리적일지라도 거수기처럼 따라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당의 입장과 다를지라도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정당이 건전하고 건강한 정당일 것입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선택을 이야기합니다. 축복과 심판의 선택을 이야기합니다. 생명과 죽음의 선택을 이야기합니다. 법을 지키는지, 법을 어기는지의 선택을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입력된 방식으로 선택을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류를 범할 확률이 낮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감성을 가졌습니다. 나약한 면이 있습니다. 항상 빛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때로 어둠을 선택하고 후회를 합니다. 때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도 합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으며, 우리의 허물까지도 받아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주님의 뜻을 따라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서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것인지, 남을 탓하고,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원망하고 하느님과 멀어지는 신앙생활을 할 것인지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의 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우리들의 마음을 주님께로 돌려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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