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10 조회수2,016 추천수12 반대(0)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부르심, 모세의 부르심, 예언자들의 부르심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대한 원체험들입니다. 그중에 가장 큰 체험은 오늘 제1 독서에서 들었던 것처럼, 이집트를 탈출하여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과 아픔을 들어 주셨고,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통과 아픔에서 구해 주셨다는 체험입니다. 한국인들의 역사에도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서 용감히 싸웠고 승리한 장군들이 있었습니다. 을지문덕, 강감찬, 이순신 장군이 있습니다. 일본의 침략에 맞서서 투쟁하였던 임시정부의 활약이 있습니다. 민주화를 위한 값진 투쟁들이 있었습니다. 4·19 혁명, 5월 민주화 운동 6월 민주화 운동, 촛불 혁명이 있었습니다.

 

사제생활 28년을 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가장 큰 체험은 28년 전의 체험입니다. 저는 유행성 출혈열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나중에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좀처럼 열이 내리지 않았는데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병원에 오셔서 기도를 해 주신 후부터 열이 조금씩 내렸다고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기도, 어머니의 정성 어린 간호, 의사 선생님들의 치료 덕분에 저는 건강을 회복하였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면 저를 열병으로부터 지켜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체험이 있으셨는지요?

 

며칠 전입니다. 2호선 지하철에서 한 학생의 가방을 보았습니다. 가방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Love, there may be no more tomorrow!” 짧은 글이지만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침 그 시간에 지하철은 양화대교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바다로 흘러가는 한강 물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 학생은 그 문구를 보고 가방을 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문구의 의미를 깊이 생각했다면 가방은 그 학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3가지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재물, 명예, 권력에 대한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유혹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물리치셨습니다. 저는 재물, 명예, 권력에 대한 유혹보다는 다른 유혹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 번째 제게 다가오는 유혹은 '다음에 하지입니다. '사랑하자, 내일이 없는 것처럼'이라는 말을 마음에 담아야 하는데 저는 늘 내일을 생각하면서 오늘 꼭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곤 했습니다. 유명한 사상가도 자기의 묘비명에 이렇게 적었다고 합니다. ‘너 그럴 줄 알았다.' 매번 내일로 미루더니 오늘 땅에 묻혔다는 의미입니다. 담배를 끊겠다고 하는 것도, 평일 미사를 가겠다고 하는 것도, 부모님께 전화하겠다고 하는 것도, 사과의 전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도, 다음에 하지라는 유혹에 넘어가곤 합니다.

 

두 번째는 남들도 그렇게 하는데입니다. 나의 잘못과 허물을 남들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앞의 차가 빨간 불인데 갔습니다. 저도 따라갔습니다. 경찰이 저만 잡았습니다. 앞의 차도 갔다고 말을 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남들도 그렇게 하는데라는 표현은 나보다 더 영적으로 뛰어난 사람을 따라갈 때 사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저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이태석 요한 신부님을 따라가면서 그런 표현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나는 안돼라는 열등감입니다. 베드로 사도와 유다 사도는 똑같이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도의 삶은 달랐습니다. 유다 사도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안돼라는 열등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는 안돼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지만,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한 베드로 사도에게 천국의 열쇠를 맡겨 주셨습니다. 우리가 구원받지 못하는 것은 죄가 크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는 안돼라는 열등감에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뉘우치기만 한다면, 우리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우리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면구원을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는 우리의 신앙은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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