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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13 조회수2,861 추천수16 반대(0)

 

안식년을 지내면서 강론을 하기보다는 강론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머무는 본당에는 신부님이 3분 있습니다. 3분의 강론을 듣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묵상을 말씀의 우물에서 길러 올리는 것을 봅니다. 오늘은 제가 들었던 어린아이와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를 축복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아이는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갖고 싶은 것을 어머니에게 의존합니다. 시장을 갈 때면 어머니의 옷자락을 잡고 갑니다. 자칫 어머니와 헤어지면 길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는 어머니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자랄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떨어지는 어린아이는 연줄이 끊어진 연처럼 될 것입니다. 우리 역시 어린아이처럼 하느님께 의지하고, 맡기면 하느님의 보호를 받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것입니다. 우리가 욕심을 잡고 있으면, 세상의 것을 바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힘들 것입니다.

 

부자 청년은 예수님의 곁을 떠나야 했습니다. 가진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기가 더 쉽다.’ 이 말씀은 부자가 아닌 사람은 모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위로의 말이 아닙니다. 부자가 가진 것을 나누어 준다고 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부자의 행위 때문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나누는 것은 필요한 조건이지만 충분한 조건은 아닙니다. 부자 역시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의탁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충분한 조건입니다. 가난한 사람, 보통의 사람도 하느님께 맡기고 의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을 놓아야 합니다. 세상의 것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요나는 물고기의 뱃속에서 이렇게 기도를 하였습니다. ‘제가 곤궁 속에서 주님을 불렀더니 주님께서 저에게 응답을 해 주셨습니다. 저승의 배 속에서 제가 부르짖었더니, 당신께서 저의 소리를 들어 주셨습니다. 저는 감사 기도와 함께 당신께 희생 제물을 바치고 제가 서원한 것을 지키렵니다. 구원은 주님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기도를 하셨습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요나 예언자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랐고, 하느님께서는 요나와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전해주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회개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니느웨의 백성들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고,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순시기를 지내는 것은 니느웨 백성들처럼 우리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도 이방인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했던 요나처럼 하느님의 뜻을 우리의 이웃에게 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이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나는 너그럽고 자비롭도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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