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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15 조회수1,734 추천수12 반대(0)

 

사업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재산을 가진 분들과 친분을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분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했고, 그분들의 재산을 부러워했고, 그분들이 사는 모습을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들과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많은 것을 소유하였고, 많은 재물을 가졌고, 특별한 대접을 받고, 좋은 것을 누리지만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많은 재산을 물려주어야 하는데 상속세가 걱정이라고 합니다. 힘들게 얻은 것을 자식들이 고마워하지 않는 것도 걱정이라고 합니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잘 자라고,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이 자리와 시간을 결코 바꾸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나의 자리가 사실은 꽃자리입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지만 내가 얻은 떡이 가치 있고, 보람 있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지난주에는 34일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안식년을 하는 제게 그런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저를 사랑하셔서 사순시기를 뜻깊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났던 3사람을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매사에 성실했고, 계명을 충실하게 지켰던 부자청년은 어느 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계명을 성실하게 지켰던 부자청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였습니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르십시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부자 청년은 가진 것이 많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지 못하였습니다. 세상의 것을 위해서는 지금 가진 작은 것을 쉽게 포기하고 더 큰 것을 얻으려 합니다. 작은 차를 큰 차로 바꾸기도 하고,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이사를 가기도 합니다. 큰 차를 타는 사람은 전에 타던 작은 차를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큰 집으로 이사 간 사람은 전에 살던 작은 집을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적인 것을 위해서는 주저하고, 망설이곤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영혼이 육체에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라는 허상에 영원한 삶이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 유다의 이야기입니다. 유다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였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예수님께서 보는 세상을 보지 않았습니다. 유다는 자신이 보고 싶은 세상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지려고 하셨던 십자가를 보지 않았습니다. 신앙과 진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결국 유다는 스승이신 예수님을 팔아넘겼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있습니다. 지식이 위선과 가식을 포장하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종교의 거룩함은 사라지고, 종교라는 제도와 틀만 남게 되었습니다. 채우려 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에 유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다는 자기 죄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유다의 죄가 크기 때문에 용서 받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유다는 뉘우치지 않았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했던 베드로 사도의 이야기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주님을 사랑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의 곁을 떠나 주십시오. 주님 저도 물위를 걷게 해 주십시오. 주님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서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하나는 주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은 주님을 배반할 지라도 저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면 안 됩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주님께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너는 오늘 닭이 2번 울기 전에 나를 3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열정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지만 베드로 사도는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는 소나무와 전나무만 푸르다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는 이가 진정한 친구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고난이 시간이 다가오자 예수님을 배반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나약한 베드로의 모습을 간직하며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와 유다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유다는 회개하지 않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닭이 울자 눈물을 흘렸고, 회개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용서 받은 것은 죄가 작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베드로 사도가 천국의 열쇠를 받았던 것은 배반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부족한 자신을 인정하고, 회개의 눈물을 흘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해주시고 있습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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