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17 조회수1,950 추천수10 반대(0)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작가는 정성과 혼을 다해서 작품을 만듭니다. 그래서 작품에는 작가의 뜻과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라도 자기의 작품을 봐주고 인정해 주는 관객이 없다면 서운 할 것입니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안목과 지식이 없는 사람이 없다면 그 작품들은 마치 길 잃은 아이와 같을 것입니다. 드라마, 영화, 노래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그것을 감상하고, 웃고, 울어주는 관객이 없다면 아쉬움이 많을 것입니다. 화장품과 옷이 새로운 유행에 따라서 등장하는 것은 화장품을 바르는 본인과 옷을 입는 본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화장품을 바르는 사람도, 옷을 입는 사람도 누군가 봐주길 원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하늘의 별과 달을 창조하시고, 구름과 태양을 창조하시고, 꽃과 나비를 창조하시고, 새와 양을 창조하시고, 바다의 물고기를 창조하셨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창조를 찬양하고, 감사할 줄 아는 존재가 없다면 하느님께서도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신 것 같습니다. 인간은 왜 이 세상에 왔는지를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왔으면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입니다. 까닭 없이 남을 미워하기도 합니다. 먹고 살 만큼 이상의 것을 채우려 합니다. 같은 인간을 죽이는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관심 분야에 따라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세상을 보면서 좋은 음악을 떠올릴 것입니다. 미술을 하는 사람은 세상을 보면서 한 폭의 그림을 생각할 것입니다. 금융을 하는 사람은 세상을 보면서 경제적인 이익과 손실을 따질 것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봄이 오면 무엇을 심을까를 생각할 것입니다. 원망과 분노가 가득한 사람에게 세상은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세상은 아름답지도 않고, 세상은 악취가 풍기는 더러운 곳으로 보일 것입니다. 걱정과 근심이 가득한 사람에게 세상은 불안하고, 허무하게 보일 것입니다. 교만한 사람, 욕심이 가득한 사람에게 세상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약육강식의 전쟁터처럼 보일 것입니다.

 

보는 것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이야기입니다. 이성계는 무학대사를 놀릴 생각으로 무학대사의 드러난 겉모습을 꼬집어서 그대는 돼지처럼 보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무학대사는 이성계를 바라보면서 왕께서는 부처님처럼 보입니다.’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이성계는 나는 그대를 놀리려고 돼지라고 하였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나를 부처님이라고 합니까?’라고 되묻습니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뼈있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돼지의 눈에는 세상이 돼지처럼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세상이 부처님처럼 보이는 법입니다.’ 이 말에 태조 이성계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신앙인들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슬픔과 고통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둠이 깊으면 밝은 빛이 드러나는 새벽이 가까이 옴을 알아야 합니다. 사랑하면 사랑할 일들이 생기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이 생기며, 세상 모든 것들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오늘의 제1 독서는 아브라함의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약속하셨습니다. ‘나는 이집트 강에서 큰 강, 곧 유프라테스강까지 이르는 이 땅을 너희 후손들에게 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아브라함의 믿음과 아브라함의 순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율법의 대표인 모세와 예언자들의 대표인 엘리야를 보았습니다. 율법과 예언은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외롭고 힘든 여정이지만 예수님을 충실하게 따르면 예수님처럼 영광스럽게 될 것이라고 미리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보고, 참된 신앙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미 여러분에게 자주 말하였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배를 하느님으로, 자기네 수치를 영광으로 삼으며 이 세상 것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유명하게 하고, 영광스럽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영광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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