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

사랑의 열매를 맺자!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난 한 주간도 날씨가

참 변덕스러웠죠?

초여름 같이 기온이 올라가더니

또 갑자기 겨울 바람이 불어왔어요.

막 피어나던 꽃들이 추어서

어쩔줄을 몰라하겠어요.

그래도 며칠간 공기는

맑아서 좋았죠?

급변하는 기온에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형제 자매님,

우리는 각자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름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닙니다.

저의 아버님께서는 제 이름을

‘영봉(永奉)’이라고 지어주셨습니다.

제가 영원히 봉사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신 것이겠죠?

그래서 저는 잘 봉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사제가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제대로 봉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버지께서 제게 지어주신 이름이

제 사제성소의 동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이 “야훼”

즉 “나는 있는 나다”라고

알려주십니다.

‘야훼’는 다른 존재에 의해서

있게 되는 분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 존재하는 분

즉 자존자라는 철학적인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창조하셨고

사랑하시는 인간을 위해서

계시는 분이라는 구세사적 의미가

더 강한 이름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현실과 무관하게

멀리 계시는 분이 아니라

당신이 선택하신 사람들과 함께

그들을 위해서 계시는 분이심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업적은

어느 한 시대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인간을 위한 당신의 사랑도

계속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며

괴로워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그들을 구해내셔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살게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곧 하느님의 사랑을 잊어버리고

바알우상을 섬기면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자 했습니다.

또 강대국의 침략을 받을 땐

다른 나라의 힘을 빌려

적을 물리치고자 조공을

바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배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배반하고 멀어져간

이스라엘의 배반에 대해서

벌하시기도 하시지만

사랑을 거두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때마다 예언자들을 보내셔서

당신의 뜻을 알리고

이스라엘이 다시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자만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은 하느님께 선택받은

아브라함의 후손이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도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뿐만 아니라

당신이 사랑하시는

모든 인간들이 당신의 뜻을

올바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주셨습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에게 하느님의 뜻을

완전하게 전해주시기 위해서 오신

예수님께서는 먼저 회개를 촉구합니다.

회개는 회두라고 표현하기도 하듯이

머리를 완전히 돌려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

즉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맞추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민이기 때문에

구원받는다는 생각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라고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오늘의 복음말씀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주셨는지 깨우쳐주십니다.

그리고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애쓰는 포도 재배인처럼

당신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또 한 번의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마련해준 기회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잘려져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이런 예수님의 사랑의 초대에 응답한

사람들은 새로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신 당신의 백성은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혈통이 아니라

당신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형제 자매님,

하느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사랑 덕분에

우리도 하느님의 새 백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아니 우리는 단순히 하느님의

새 백성이 아니라

당신의 생명까지 다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힘입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에게 하신 말씀이나,

예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신 말씀은 모두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해서

곧 우리가 구원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회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고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자녀라는 고귀한

지위를 잃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2독서에서

우리가 이 기회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회개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운명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를 불러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나를 위해서 또 한 번의

기회를 마련해주시기 위해

당신의 목숨까지 다 내어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응답하기 위해서

하느님 사랑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그럼 우리가 맺어야하는

열매는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사랑에 예수님의 사랑에

상응하는 사랑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사랑의 열매는 무엇보다

일치로 나타납니다.

사랑에는 하나가 되고자 하는

강한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는 하나가 되기 위해서

결혼을 하여 하나의

가정을 이룹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하나 된

결실로써 자녀가 태어납니다.

그래서 더 강한 가정이 됩니다.

그 주인이 무화과나무에서

사과를 기대하지 않으셨습니다.

무화과를 기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서도

다른 것을 기대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 자녀다운 열매 곧

사랑의 열매를 기대하실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 모두 이번 한 주 동안,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있는 내 가족들을

구체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실천합시다.

그래서 삶에 지쳐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가족이 함께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행복을 보여줍시다.

그러면 그들도 하느님을 찾을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우리가 맺을 사랑의 열매입니다.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빅영봉 안드레아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