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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혼자 주무시는 신부님이 걱정이 되어서.....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24 조회수1,822 추천수0 반대(0) 신고

 

 

영세 받고 공복제 규정 때문에 저녁 식사를 11시 넘어서 하는 경우가 주말을 빼고는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다가 한날은 식사를 하러 가는 중에 성당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성당 마당을 보는데 아니 늦은 시간에 신부님께서 성당 마당 한 쪽 화단에 다리가 좀 불편하셔서 나무로 다리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으신 게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운동을 좀 해야 저녁에 잠을 좀 주무실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 밤에 지나가는데 신부님께서 운동을 하시는 게 보여서 제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신부님께 잠시 갔습니다. 신부님, 이 시간까지 운동하십니까? 하니 이렇게라도 안 하시면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니는 이 시간에 어디 가노? 하시길래

 

밥먹으로 갑니다 신부님. 이 시간에 밥먹는다고? . 밥은 일찍 무야지. , 앞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면서 밥 먹으로 가야 되는데 어쩌다 보니 신부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이 걱정이 돼서 운동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제 아버지께서 예전에 신부님과 같은 증상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아버지 이야기를 하면서 저는 신부님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지난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대구 파티마 병원에 입원하셔서 치료를 받으시다가 부산대학병원에서 약물로 치료를 하셔 어느 정도 호전된 말씀을 해드리면서 어느 부분에 약간 좀 상황이 안 좋을 경우에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한다는 걸 병원에서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걸 제가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저는 배가 고파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늦은 시간에도 문을 여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이때까지는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근데 집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다가 자려고 하는데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본당 신부님과 만났을 때 나눈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 나는 겁니다. 그때 제가 조금 무서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전에 부산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전해드렸는데 순간 걱정이 좀 됐습니다. 아까 신부님께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서야 하는 건데 이거 나중에 신부님께서 운동 끝마치시고 사제관에 들어가셔서 주무실 때 신부님 혹시 걱정이나 하시면서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어 저는 또 그게 걱정이 되는 겁니다.

 

너무 걱정이 돼서 안 되겠다 싶어 제가 성당 사제관을 갔습니다. 밖에서 사제관을 보며 사제관에 불이 꺼져 있는지 보려고요. 물론 그때 그 시간에 성당 사제관을 가니 창문에는 불이 꺼져 있어서 돌아갔지만 물론 불이 꺼졌다고 잠이라는 게 오는 것만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날 만약 일반 사람 같았으면 그렇게 걱정을 하지 않았을 텐데요 왜 제가 많이 걱정을 했느냐 하면요 바로 신부님께서는 물론 식복사가 있지만 그때 신부님의 식복사는 친척 조카인가 그랬습니다.

 

그래도 일반 사람이면 부부가 있기 때문에 부부가 한방에 있어서 좀 나을 건데 신부님께서는 혼자서 주무실 거라서 제 생각에는 제가 좀 겁나는 말을 했기에 그렇지 않아도 혼자서 주무실 텐데 온갖 걱정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을 하니 그만 걱정이 돼서 오히려 제가 날밤을 샜습니다. 그렇게 꼬박 밤을 세고 오전 미사에 복사를 서기 때문에 복사를 서려고 성당에 갔습니다. 제의실에서 저는 복사복을 갈아입고 신부님만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먼저 신부님 오시면 신부님 눈부터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신부님 눈이 충혈됐는지 확인을 하면 밤에 잘 주무셨는지 잠을 설치셨는지 알 수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신부님께서 제의실로 들어오셨습니다.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제일 먼저 신부님 눈을 봤습니다. 이게 왠일입니까? 신부님 눈이 쌩쌩했습니다. 말똥말똥 했습니다. 다행이긴 다행이었습니다.

 

신부님 어제 잘 주무셨습니까? 그래 어제는 다리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잘 잤다고 하시는 게 아닙니까? 근데 그건 와 물어보는데? 니는 눈이 와 뻘것노? 신부님, 그럴 일이 있습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혼자서 해 저만 잠만 못자고 완전 날밤을 세운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날밤을 샌 게 낫지 혼자사시는 신부님께서 날밤을 세우셨다면 제가 엄청 괴로웠을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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