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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25 조회수2,580 추천수14 반대(0)

남미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는 비자가 있어야 합니다. 대사관에서는 인터넷 신청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직접 방문해서 비자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기준은 50세 이상이었습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접수하였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50세 이상이 전화 예약을 하고 직접 비자 신청을 하는 날입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의 분들이 함께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에 있는 사진의 크기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면, 파일을 첨부하고 보낼 수 있다면, 영어문장을 꼼꼼하게 읽을 수 있다면 인터넷 신청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황열병 예방 주사를 맞았고, 볼리비아 비자 신청을 하였고, 또 다른 세상을 보려는 열정이 있다면 남미여행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현장 접수하신 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멋진 추억이 함께하는 여행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대사관 창문을 통해서 시청을 볼 수 있었고, 시청의 벽에는 이름 없는 날에도 봄은 옵니다. 이름 없는 꽃에도 향기는 있습니다.’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봄은 아주 특별한 사람에게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는 아주 특별한 날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름 없는 날들이 모여서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작은 들풀에도 향기를 주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을 닮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향기를 전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시간은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月光)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승리한 사람의 관점에서 기록하면 시간은 역사가 되지만 승리하지 못한 사람의 관점에서 기록하면 시간은 신화가 될 수 있습니다. 태양만 비추어서는 온전한 하루가 될 수 없습니다. 온전한 하루는 태양도 있어야 하고, 달도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궁궐에 살던 헤로데를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율법과 지식에 정통한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세계를 제패했던 로마의 힘과 권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00살에 이르는 아브라함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가 드러났습니다. 시골의 목동인 다윗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가 드러났습니다. 나이 많아서 아이를 가지지 못했던 엘리사벳이 하느님의 자비를 얻었습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던 나자렛의 마리아에게서 하느님의 자비가 드러났습니다. 이것이 신앙의 신비입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이름 없는 날에 봄이 오듯이, 이름 없는 꽃에 향기가 나듯이 우리의 삶을 통해서 드러날 것입니다. 주님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면서 최민순 신부님의 두메꽃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 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 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래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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