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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26 조회수2,469 추천수17 반대(0)

서양의 역사에서 알렉산더 대왕은 커다란 제국을 건설한 왕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자신이 점령한 곳에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를 건설하였고,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젊은 나이에 죽지 않았다면 세계의 역사는 다르게 변했을 거라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배웠던 그는 문과 무를 겸비한 왕이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과 관련된 일화는 아직도 전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하루는 알렉산더 대왕이 당대의 철학자이며 사상가인 디오게네스를 찾아갔습니다. 통속에서 한가롭게 햇빛을 받고 있던 디오게네스에게 알렉산더 대왕이 물었습니다. “나는 세상을 정복한 왕이다. 나에게 원하면 무엇이든지 주겠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제게는 따뜻한 햇볕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자리를 좀 비켜 주십시오.” 세상을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도 디오게네스에게 줄 것이 없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엉킨 실타래 때문에 고심하였습니다. 실타래를 풀려고 하면 할수록 실타래는 더욱 엉켰기 때문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엉킨 실타래를 보면서 가위를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가위로 엉킨 실타래를 잘라버렸습니다. 엉킨 실타래가 없어졌으니 문제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이것저것 해 보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컴퓨터를 꺼볼 때가 있습니다. 컴퓨터를 다시 켜면 문제가 해결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문제를 떠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물속에서 살아야 하는 장구벌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선배가 어느 날 허물을 벗어버리고 물 밖으로 나가는 것을 부러워하던 장구벌레들의 이야기입니다. 물속에서 보는 세상은 너무도 아름답고, 영롱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물속에 있는 장구벌레들은 물 밖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잠자리가 되어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선배들은 물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 밖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알려 줄 수 없었습니다. 잠자리가 되면 반드시 물속으로 돌아와서 알려주리라고 결심한 장구벌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자리가 되어서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물속의 장구벌레들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허물을 벗어버리고 하늘을 높이 나는 잠자리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하늘의 세상을 알려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용서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습니다. ‘형제가 잘못하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처벌과 제재는 법과 규칙의 문제입니다. 사회는 이와 같은 법과 규칙이 있어야지 질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서는 양심과 내적인 자유의 문제입니다. 처벌과 제재는 질서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마음의 평화를 주거나, 상처를 치유해 주지는 못합니다. 용서는 마음의 평화를 주기 때문에, 내적인 상처를 치유해 주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宗敎란 으뜸가는 가르침이라는 한자입니다. Religion은 엉킨 실타래를 푸는 의미가 있는 영어라고 합니다. 으뜸가는 가르침으로 세상사의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이 종교라면 그리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그리하여 참된 구원의 문에 도달하려면 꼭 是非를 가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과 규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용서와 사랑으로 해결되는 것을 봅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갈등과 아픔이 있다면 그것까지도 놓아버리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따라서 용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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