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용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26 조회수1,353 추천수6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용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언제 들어도 웃기면서도

뼈가 있는 용서와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두시의

컬투쇼에 소개해서

상금도 탔더군요.

용서를 주제로 강론 중이던

한 신부님이 좀 더

생동감 있게 강론을 해보려고

신자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미워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분,

한번 손들어 보세요!”

적어도 두 세명은 있겠지 했는데,

단 한 명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당황한 신부님은 절박한

목소리로 다시 외쳤습니다.

정말 아무도 없습니까?

옆 사람 눈치 보지 마시고

소신껏 손 한번 들어 보세요.”

그래도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적막감과 난감함만이

맴돌던 어느 순간,

아주 연로하신 할아버님

한 분이 손을 드셨습니다.

너무나 기뻤던 신부님은

할아버님을 앞으로 모셨습니다.

어르신, 정말 훌륭하십니다.

얼마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셨으면,

또 얼마나 열심히

용서의 삶을 실천하셨으면

단 한 명도 미워하는

사람이 없으십니까?

우리 신자들을 위해

그 비결을 좀 말씀해 주십시오.”

그 순간 할아버님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한마디 던지셨습니다.

신부님, 훌륭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이 세상을

너무 오래 살았습니다.

올해 제 나이가 아흔입니다.

원래 저도 미워하던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오래 살다 보니 그 사람들

다 죽어 버렸습니다.

용서를 하려 해도

용서할 사람이 있어야지요.”

보십시오. 그렇게

어렵다는 용서라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죽는 것입니다.

그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죽고 나면 모든 것이

다 부질없어집니다.

오랜 세월 주고받았던 상처도

순식간에 아물어 버립니다.

그렇다고 용서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목숨을

끊으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은혜롭게도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는

살아 있으면서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죽음의 길이 있습니다.

마음 한 번 크게 먹고,

크게 한 번 뒤로 물러서면

그게 죽는 길입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예수님의

자기 낮춤, 어처구니없이

바보같은 사랑을 한 번 실천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입니다.

그런 죽음 연습을 통해

죽기 보다 힘든 용서가

조금씩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축복의 달인, 생활성서)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 용서지만,

용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진정한 용서는

우리를 모든 형태의 긴장,

적대감, 원한, 분노,

복수의 감정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줍니다.

지난 세월 우리가

체험해왔던 죄와 어두움,

실패와 상처를 돌이켜보면

이웃을 용서하는 일이

훨씬 쉬워집니다.

동시에 그도 나와 같이

나약하고 상처투성이뿐인

한 결핍된 존재임을

확인할 때 용서는 가능해집니다.

용서와 관련해

마리아 고레티 성녀의 사연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흑심을 품고 달려든

한 남자의 부당한 요구를

끝까지 거부한

마리아 고레티는 죽음에 이르도록

심하게 칼에 찔렸습니다.

그 남자는 형기를

모두 치르고 출소한 이후,

자신의 범행을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리고 평생 참회의 삶을

살기 위해 수도회에 입회하여

수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마리아 고레티의 시복시성

조사 과정에서

이런 중언을 하였답니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소녀

마리아 고레티는 병원으로

실려가면서도 계속 제게

이런 말을 되풀이 했습니다.

<저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저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