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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29 조회수2,001 추천수14 반대(0)

안식년을 지내면서 신부님들의 강론을 듣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대구 범어동 성당에서 신부님의 강론을 들었습니다. 신부님은 도와주는 것과 섬기는 것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도와주는 것도, 신앙인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강도를 맞아 피를 흘리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마리아 사람을 칭찬하셨습니다. 도와주는 것은 힘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약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섬기는 것은 도와주는 것과는 또 다른 덕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기는 삶을 이야기하셨고, 제자들에게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기 위해서 왔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여러분 중에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도와주는 신앙, 도와주는 삶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의미 있는 삶입니다. 그렇게만 살아도 존경받을 수 있고, 그렇게만 살아도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있으려면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친분이 깊었다고 합니다. 스님으로서는 처음으로 명동 성당에 오셔서 대림 특강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법정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있었던 길상사에 가셔서 말씀하시고, 길상사의 발전을 위해 기도를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종교를 넘어서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볼 수 있었나 봅니다.

 

불교의 계율과 가톨릭의 율법에 따르면 서로 다른 종교의 예식에 참여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계율과 율법을 넘어서 자비와 사랑은 서로 통하기 때문에 진리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계율의 이름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참된 하느님의 뜻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닐 것입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밤새 울어도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엘 가야 할 때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먼 길을 바래다주면서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몇 시간씩 공항 대합실에서 출장 갔다 오는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는 비행기가 연착되었다고 해서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다림은 설레임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냅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중요한 것을 선택하기 위해 우리는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놓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강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기러기 엄마, 아빠가 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하기도 합니다. 좋은 일들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연인도, 건강도, 사랑스러운 자녀들도 온전히 나를 채워줄 수는 없습니다. 나를 온전히 채우는 것은 나를 만드신 분에게서 오는 것이며, 나를 만드신 분은 사랑이십니다. 그 사랑이 힘입니다.

 

오늘 성서는 말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깨닫고, 분별 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야 합니다. 주님의 길은 올곧아서 의인들은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죄인들은 그 길에서 비틀거립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온 마음과 온 정성과 마음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율법서와 예언서가 전해 주는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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