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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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가의 은총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31 조회수1,390 추천수0 반대(0) 신고

 

 

미사 전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성가입니다. 성가는 하느님께 하느님을 찬미하는 마음을 곡조에 실어서 입으로 고백하는 곡조 있는 기도라고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성가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거는 두 배로 기도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미사의 시작은 입당 성가로 시작합니다.

 

입당성가의 목적은 미사 전례 지침을 보면 미사거행을 위해 모인 모든 이가 일치를 이루며 축제의 신비로 마음을 이끄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사는 천상축제 향연을 지상에서 재현하고 미리 맛보는 잔치라고 합니다. 잔치에는 당연히 기쁨과 흥겨움이 넘치는 장이 되어야 할 겁니다.

 

어쩌면 입당성가는 하느님께 선율로 저희 마음을 올려 드리는 첫인사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처음으로 하느님과 대면하는 첫 자리인 만큼 하느님을 찬미하는 찬송이 하느님 마음에 또 첫눈에 든다면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가슴 벅찰 겁니다.

 

2005년 추석 전날 sbs 방송에서 특집으로 조용필 가수의 평양공연 녹화방송을 봤습니다. 그때 저는 가수의 공연도 잘 봤지만, 공연을 지켜보는 내내 북녘 우리 동포들의 표정이 정말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동포의 표정은 처음에는 다소 긴장되고, 남측 가수의 공연이라는 점에서 호기심 어린 모습이 선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북녘 처녀 아가씨들의 티 없이 맑고, 청순한 표정이 남한의 한 가수의 음악에 매료된, 표정과 눈망울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연 시작부터 북녘 동포의 굳어진 얼굴 표정은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감돌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무덤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연에 마음이 온통 빼앗기는 듯했습니다. 이 방송을 보면서 반세기가 넘는 분단과 이념의 장벽도 음악이 허물어뜨리는 모습에서 음악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사람도 아름다운 음악에 동화되면 마음이 변하듯이 저희를 지으신 하느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한 주 동안에 세상을 살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린 일도 있지만 또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일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것에 대해 참회의 마음을 성가에 담아 올린다면 하느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성가에 진정한 마음을 담아 용서를 빈다면 하느님의 가슴 아픈 마음도 어느덧 사라지고 대자대비하신 하느님께서 조건 없이 은혜를 부어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죄 많은 곳에 은혜가 풍성하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음악에 달란트가 없지만 달란트가 있는 분은 넘치게 은혜를 부어 주실 겁니다. 달란트가 없어도 실망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원래 부모의 마음은 잘 하는 자식도 좋지만 못하는 자식이 더 안쓰러운 법이라서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지극정성을 다해 찬송을 부른다면 하느님께서는 어느 자식인들 그 정성에 감동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잘하든 못하든 여리고 성을 함락시킨 그 함성처럼 우렁차게 부른다면 분명 하느님께서는 흐뭇해하시면서 풍성한 은혜를 부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도 시작성가의 가사 한 소절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처럼 성가도 무딘 무쇠의 마음도 녹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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