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03 조회수2,546 추천수14 반대(0)

컴퓨터로 글을 쓰면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맞춤법이 틀리거나, 문장이 어색하거나, 외래어를 쓰면 빨간 줄이 그어지면서 고칠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대부분은 컴퓨터의 지시를 따르지만 강조하기 위한 말이나, 특별히 쓰는 외래어는 그냥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글 아래에 빨간 줄이 있으면 다시 고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데 사람이 어느 순간 안식일에 구속되어 있듯이, 컴퓨터도 사람을 위해서 있는데 어느 순간 컴퓨터의 뜻이 제 뜻보다 먼저인 것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스마트 폰, 텔레비전,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톡은 분명 소통을 위해서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로 인해서 명상, 독서, 기도, 희생이라는 더 소중한 것들과 멀어지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에는 4대 교리가 있습니다. ‘천주존재, 삼위일체, 강생구속, 상선벌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선을 행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악을 행한 사람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강생구속입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심판하시고, 벌을 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하면 하느님을 우리의 에 가두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어 주시는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관한 이야기를 제1 독서에서 들었습니다. “그들은 가는 길마다 풀을 뜯고, 민둥산마다 그들을 위한 초원이 있으리라. 그들은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으며, 열풍도 태양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리니, 그들을 가엾이 여기시는 분께서 그들을 이끄시며, 샘터로 그들을 인도해 주시기 때문이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오늘 영성체송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하느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심판이 아니라, 구원을 받게 하셨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도 사랑의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신 것도 사랑의 실천입니다. 표징을 보여 주시고,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고,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것도 사랑의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같은 마음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품어주는 사랑입니다.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만 베푸는 사랑은 세상 사람들도 할 수 있습니다.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는 달랐습니다.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이 사랑이 생명을 살리고, 이 사랑이 희망을 주고, 이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어미가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잊지 않고 사랑하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것은 자비와 용서, 친절과 온화함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천상병 시인의 행복이란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느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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