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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죄라고 무시하면 어쩌면 큰코 다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06 조회수1,440 추천수0 반대(0) 신고

 

 

오늘 새벽에 글을 올리고 톨스토이 단편소설 한 편을 읽고 지금 두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내일 주일 복음 묵상과 관련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단편소설의 제목은 돌입니다. 

 

톨스토이 작가의 글은 정말 백 번을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마치 처음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정말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위대한 작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정말 뛰어난 글재주가 부럽습니다. 

 

돌이라는 작품에서는 여인이 두 명 등장합니다. 한 여인은 대죄를 지은 여인이라고 생각하는 여인이고, 한 여인은 나름 깨끗하게 살았다고 자부하며 살은 여인입니다. 

 

성자는 두 여인의 삶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대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여인은 크게 울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합니다. 그런데 죄라고 하기에는 죄 같지도 않은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여인은 단호하게 특별한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성자는 밖에 나가 두 여인에게 큰 죄를 지었다고 여기는 여인에게는 큰 돌을 가져오게 하였고 또 특별히 죄가 될 만한 죄를 짓지 않았다고 여기는 여인에게는 자갈을 자루에 담아오게 했습니다. 

 

이 두 여인은 성자의 말대로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성자는 다시 가져온 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했습니다. 큰 돌을 가져온 여인은 그 돌을 제자리에 잘 갖다 놓고 왔지만 자갈을 가지고 온 여인은 원래 어디서 가져왔지는 잘 몰라 그대로 가지고 왔다는 게 이 소설의 스토리입니다. 

 

성자는 이 돌을 죄에 빗대어 이야기했습니다. 큰 죄를 지은 여인은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양심에 비난을 했기 때문에 겸손하게 처신해서 죄를 면할 수 있었지만 자갈을 가지고 온 여인은 자갈처럼 온갖 죄를 지으면서도 뉘우치지도 않고 그게 죄인 줄도 모르고 사는 여인이었습니다. 

 

성자는 결말을 이렇게 맺습니다. 우리 모두는 죄가 많고 그 죄를 뉘우치지 않으면 멸망하고 만다는 식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 글을 또다시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주부터 판공성사가 있습니다. 

 

판공성사를 볼 때는 대죄를 고백합니다. 소죄는 미사 때 내탓이오 할 때 사해진다고 믿습니다. 소죄도 미사 때 사해진다고 하는 걸 염두에 두고 하면 결국은 소죄는 지어도 크게 하느님께 큰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우리는 어쩌면 소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 같습니다. 

 

소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어쩌면 우리 인간이 죄를 지어도 인간 본성이 죄성으로 무디어진다면 그게 어쩌면 대죄를 지은 것보다도 더 큰 위험한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대죄는 명확하게 그게 대죄라는 걸 인식하니 자신이 회개를 하고 뉘우칠 근거가 되지만 사소한 죄는 그 죄가 작다고 생각해 크게 죄의식을 못 느끼게 된다면 도리여 죄에 대한 불감증이 오히려 더 심해져 나중에는 당연히 어떤 죄를 지었어도 전혀 그게 죄가 되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지경까지 가게 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저는 그 지경까지 이른다면 이건 정말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저는 대죄는 지어면 안 되고 소죄는 괜찮다고 하는 그런 식의 생각으로 살면 자칫 잘못하면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죄라고 하는 것은 소죄든 대죄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라면 정말 치를 떨 정도로 어떤 죄도 짓지 않으려고 해야지 소죄라고 해서 만만하게 봤다가는 잘못하면 큰코 다칠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된다고 도둑도 자꾸 도둑질을 하면 급기야는 큰 도둑질을 할 때는 더 대담해질 그런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소죄, 대죄 이런 걸 따질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겠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죄인인 주제에 대죄, 소죄 이렇게 구분지어 죄를 범한다는 것도 정말 우습은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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