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10 조회수2,214 추천수13 반대(0)

 

이제 곧 모내기가 시작됩니다. 농부는 모내기하면 논에 물을 채웁니다. 벼는 물이 있어야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오래 했던 농부는 시간이 지나면 논에 물을 뺀다고 합니다. 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논이 마르면 벼는 물을 얻기 위해서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고 합니다. 그래야 비바람이 불어도 벼는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좋은 목재는 겨울을 견딘 나무라고 합니다. 향기가 진한 꽃을 피우는 난도 겨울을 지내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타는듯한 목마름, 한겨울의 추위는 더 강하고 아름답기 위한 과정입니다.

 

하늘을 나는 나비는 죽은 것 같은 고치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날개를 갖게 됩니다. 시간을 앞당기려고 고치를 열어주면 나비는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날 수 없는 날개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병아리는 알을 깨고 나와야 밝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알 속이 편하다고 머물러 있으면 구름도, 꽃도, 친구도 볼 수 없습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을 견디는 것, 자아라는 껍데기를 깨는 것은 큰 세상을 보기 위한 과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유(自由)란 무엇일까요?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 자유일까요? 재물, 권력, 명예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까요?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는 재물, 권력, 명예가 될 것입니다. 자유(自由)란 스스로 존재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와 목적을 아는 것입니다. 그 이유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유입니다.

 

제일 먼저 일어나고, 제일 늦게 잠자리에 들었던 어머니는 진리를 알았습니다. 자녀를 낳고 기르면서 텃밭을 일구어서 가족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어머니는 진리를 알았습니다.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을 아셨고,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셨기 때문입니다. 공중에서 아름다운 3회전 묘기를 보이기 위해서 수만 번 넘어지는 고통을 참았던 피겨 선수는 진리를 알았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춤을 보여주기 위해서 수만 번 마루에 아픈 발을 꼿꼿이 세운 발레리나는 진리를 알았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가수 인순이 씨가 부른 거위의 꿈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진리는 꼭 철학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어도 될 것 같습니다. 진리는 과학적인 공식으로 풀어야 할 문제도 아닙니다. 버리고, 비우면 보이는 것이 진리입니다. 베풀고 나누면 깨닫는 것이 진리입니다. 어린 새싹을 볼 수 있는 마음이 진리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구원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으니 이처럼 큰 행복과 은총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