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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운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그립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11 조회수1,930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리운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그리운 법인 모양입니다. 요 며칠 가끔 생각이 나는 자매님이 계십니다. 전주에 살고 계신 자매님이세요. 작년에 유섬이 도보순례 때 만난 자매님이었습니다. 말 한마디에 영원한 상급일 줄이야에 올린 글에 나오는 자매님입니다.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한 번이라도 제가 문자로라도 누나라고 불러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만약 했다면 누나라고 불러봤으면 한다고 하는 그 정도의 메시지였을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용기가 잘 없어서요. 사실 누나라고 생각한 건 순례 도중에 진주 사봉공소가 순교자 정찬문 안토니오 묘소 바로 옆에 있는데 그날 공소에서 자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다리 상태가 좋지 못해 혼자서 밤 늦게 도착했습니다. 미리 도착한 분들은 공소회장님과 마산교구에서 위로방문한 분들과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를 하셨던 모양입니다. 근데 그때 식사를 하면서 그 자매님께서 저를 생각해서 음식을 조금 싸오셨습니다.

 

제가 공소에 도착을 하니 마침 공소회장님과 순례하신 형제자매님들께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아마 공소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지에 대한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저는 거의 끝날 무렵에 들었기 때문에 내용을 잘 모릅니다. 마치고 나서 저는 씻고 공소에서 자리를 정리를 하는데 의정부 교구 비오 단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비닐 봉지에 싸여 있는 음식에 대해 말씀하시는 겁니다.

 

어이 베드로, 아까 누나가 너 생각해서 음식을 가져왔는 모양인데 먹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순례단장님으로부터 그 말씀을 듣기까지는 그냥 제 마음에는 자매님으로만 호칭을 생각했지 누나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누나라는 호칭에 대해 마음속으로만 생각을 해봤습니다. 자매님이 싸주신 그 음식을 제가 나중에 좀 있다가 먹으려고 했는데 자매님이 보시고는 이거 손 안 된 거니까 깨끗해요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좀 있다가 먹었습니다.

 

저는 그날 먹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돼지수육 몇 점과 약간의 음식이였는데 저는 그날 정말 음식을 먹은 것보다 자매님의 아름다운 정이 듬뿍 담긴 사랑을 먹었습니다. 먹으면서 마음으로는 자매님의 형제를 사랑하는 따뜻한 형제애를 가슴으로 먹었습니다.

 

사실 그때 순례단장님이 말씀하신 호칭 때문에 제 마음에는 누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순례 단장님이 순례에 대한 카페 초정 메시지가 왔고 또 오늘 같이 순례대장을 맡으셨던 전주교구 라파엘 단장님께서 기록을 남기는데 제 이름 끝자리 때문에 카톡을 보내주셔셔 오늘 그때 그 순례 모든 분들의 얼굴이 생각나다 보니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아마 전에 듣기로는 5월달 정도되서 누갈다 순례길인지 하는 게 있는 모양인데 그때 시간이 허락된다면 가보고 싶습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때 자매님도 분명 참가하실 겁니다. 지난 성탄 때 문자로 인사를 한번 드렸는데 그때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자매님께서도 문득 저 생각나면 저를 위해 화살기도를 해주신다고 하셔서 정말 고마운 자매님이십니다.

 

마산과 전주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매님을 생각하는 그리움의 거리는 그리 멀리 있지 않네요. 순례 때 알았지만 저보다 열두 살 정도 아니면 열세 살 나이가 차이가 나지만 다음엔 언젠가 누나라고 한번 불러봤으면 좋겠네요.

 

순례 때 항상 베드로씨라고 부르는데 한번은 베드로 라고만 호칭을 한 번 불러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그때 오히려 그 호칭이 정말 더 좋았습니다저는 그게 더 제가 동생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해주어서 그래요. 이 세상엔 모든 게 다 기브엔 테이크입니다.

 

순례 때 정말 저를 많이 챙겨주셨기에 물론 다른 참가자 자매님들도 감사합니다. 저를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그래도 그 자매님이 더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그러니 제가 다른 분도 기억하지만 그 자매님이 더 기억나는 겁니다. 마지막 순례 끝마치고 거제 성당에서 헤어질 때 인천에서 오신 글로리아 자매님과는 아쉬움과 그리움을 달래며 뜨거운 허그를 하며 헤어졌습니다. ㅎㅎ

 

ps : 혹시 이 글을 다른 자매님께서도 볼 수가 있어서 섭섭하게 해드리면 안 될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인천에 계시는 글로리아 자매님, 대전에 있는 엘리사벳 누나, 마산에 계신 안나 자매님도 어쩌다 가끔 생각납니다. ㅎㅎ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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