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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사랑의 십자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14 조회수1,475 추천수3 반대(0) 신고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

사랑의 십자가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요즘 울릉도는 산나물

채취시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면 제법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라서

모두들 열심히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나물 채취를 하러 갔다가

두 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욕심이 앞서게 되면

자신의 안전을 덜 생각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조금만 욕심을 줄이면 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가 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오늘 미사를 시작하면서,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며,

손에 푸른 가지를 들고서 기쁨과

희망의 행렬을 하게됩니다.

2천 년 전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더욱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온 예루살렘 시민이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메시아가 오신다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겉옷까지도

벗어서 길에 깔았습니다.

이제 곧 그들이 그렇게 바라던

로마로부터의 독립을 이루어

주리라고 생각했기에

푸른 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미사 중에 듣게 된

오늘의 복음말씀은

수난 복음이었습니다.

이 복음은 인간을 향한 예수님의

한없는 사랑에 대한 감동과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인간의

배반과 불신을 보아야 하는 아픔을

동시에 주는 말씀입니다.

악을 써 가며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하고

외친 군중들은 누구였습니까?

바로 호산나를 부르며

예수님을 환영하던

그 유대인들이었습니다.

불과 이틀 전에 자신의

겉옷을 길에 깔고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라고 외치며

예수님을 맞아들였던

바로 그 사람들이 자신들이

환영했던 예수님을 두고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현실적인 삶의 문제는

인간을 이기적으로

바꾸어 버리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나 봅니다.

인간의 역사 안에서

종교를 핑계로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복음을 전한다는 미명 아래

현실의 국가 이익을 앞세워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자원을 착취했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이름을

예수님의 이름을

팔아먹는 것입니다.

개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이름을

팔아서 돈벌이하는 사람들도

우리는 많이 보아왔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은

인간도 아니라고

매장해 버리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씀은

이 자리에 있는 나 자신은

또 우리들은 어떤가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생활의

규범으로 삼고 살아갈 것을

약속한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런데 생활 가운데서

현실이라는 핑계로 얼마나

자주 말씀을 외면하고

형제들에 대한 사랑에 소흘한지!

우리는 그럴 때마다 예수님을

또다시 십자가에

못 박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가 따르고자 하는

예수께서는 현실에 전혀

굴하지 않으시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하여 현실적 사건들을

당신의 자유로 이끌어 가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죽지 않을 수 있었지만

당신이 벗으로 삼아 주실 사람들

(요한 15,13-17 참조),

곧 나를 사랑하시기에

십자가의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것이

아버지의 뜻임을 믿었고

또 아버지께서 보살펴 주시리라

믿었기에 순종하셨습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을

겸손과 순종이라는 아름다운

말로써 노래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시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을

온전히 낮추어 인간이 되셨고,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사랑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로 모든 존재가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다라고

찬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예수께서는 우리의 십자가를

없애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십자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또 십자가를

받아들일 때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를 보여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1849년 봄, 몇몇의 사형수가

형장으로 끌려나왔습니다.

거총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사형수들의 심장에

총을 겨누었습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사형 중지! 황제가 특사를 내렸다!”

하는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이미 몇몇은 총을 맞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때 아직 총을 맞지 않은

한 사형수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습니다.

27세의 젊은 나이로 총살 직전에

발작을 일으키며 살아난 사형수,

그가 도스토예프스키였습니다.

그는 황제의 특사로 목숨을 구해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살아 있다는 것 외에

희망이라고는 없었습니다.

그는 유일하게 허용된 성서를

4년 동안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었습니다.

그러던 부활대축일 밤에

소리쳤습니다.

하느님은 존재한다.

하느님은 존재한다.”

그는 그때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나는 하늘이 땅위로 내려와

나를 감싸는 것을 체험했다.

나는 내 안에 신을 받아들였고

그분은 나의 전부로 침투해

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다.

하느님은 존재한다고

나는 소리쳤다.”

그 후로도 평생을 불우한

생애를 보내면서 빚에 몰려 쓴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불후의 명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는 <마라조프 가의 형제들>

에서 모든 것이 천국이다.

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내 영혼 속에 천국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현실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하느님을

강하게 체험하느냐?

얼마만큼 주님께 사로잡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나를 유혹하고

약하게 만드는 많은 사건들

안에서도 자유와 하느님의

보호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십자가의

주님을 철저하게 닮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주님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십자가를

극복하고 영광에로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힘임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주님께 이렇게 기도합시다.

우리 각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기꺼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당신을 따르기 위하여

당신을 닮고자 하는 저희들에게,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나의 욕망들을 기꺼이 십자가에

못 박을 수 있는

사랑을 더해 주소서. 아멘!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 드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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