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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사랑만이 전부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18 조회수1,238 추천수4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사랑만이 전부입니다!

유다인들의 전통 안에서

세족(洗足)유다인이 아닌 종이

주인의 발을,

부인이 남편의 발을,

아이들이 아버지의 발을 씻어주는 게

통상적인 관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스승이요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중에

일어나시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니

다들 깜짝 놀랐습니다.

식탁에서 일어나신 예수님께서는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요한 복음 134)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른

복장은 당시 종들의 복장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입고 계시던 스승의 옷,

랍비의 옷을 벗고 수건을 받아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벗으시고 받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머지않아 당신께서

지나가는 생명을 버림(벗음)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돌려받으실 것임을

예표하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지상의 권위를 버리시고,

하느님 아버지를 통한 무력한 사랑에서

흘러나오는 권위를 받으신 것입니다.

세상의 힘과 권위를 벗어버리신

예수님께서는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십니다.

그분께서 제자들의 발에

물을 쏟아 부으실 때,

당신의 존재 전체를,

당신 사랑 전체를 함께

쏟아 부으신 것입니다.

로마와 유다 세계 안에서 발은

권위와 성()의 상징이었습니다.

정복자들은 패배한 적군의 장수들을

자신들의 발 앞에

무릎꿇게 만들었습니다.

로마 칼리굴라 황제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엄청난 굴욕감을

주기 위해 로마 원로들에게

일부러 자신의 발을 씻으라고

명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발은 인간의 신체 부위 중에

가장 아래 위치해 있으면서

늘 땅에 닿아 있습니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이면

제일 지저분해지고 냄새가 나기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 합니다.

이런 연유로 세족(洗足)은 철저하게도

종의 일이요 아랫사람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고된 하루 일과로 냄새나고 더러워진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어주십니다.

당시 제자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짐작이 갑니다.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며

당혹해했을 것입니다.

너무나 송구스러워 몸둘 바를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큰 감동과 감사의 마음이

쓰나미처럼 밀려왔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따스한 손길이

내 발에 닿는 순간, 마치도

감전된 것처럼 온 몸이

전율했을 것입니다.

그분의 사랑 가득한 손길은

그간 내가 지니고 있었던 영혼과

육체의 긴장과 고통을 순식간에

치유해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세족례를 통해

제자들의 권력욕 위에 당신의

무력한 사랑에서 흘러나온

새로운 권위를 쏟아부으셨습니다.

제자들의 욕망 위에

당신의 한없는 사랑을,

제자들이 분열된 자아 위에

당신의 영과 삶 전체를

쏟아부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족례를 통해

기존의 모든 지배 체제 앞에

너무나 혁신적이고 과감한

도전장을 한 장 던지셨습니다.

그분의 세족례를 통해

그간의 삶의 질서,

생활 방식이 사라지고 전혀

새로운 방식이 시작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세족례로 인해

이제 칼과 창, 힘과 권력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사랑만이 전부입니다.

사랑만이 인간을 자유롭게 만듭니다.

사랑만이 인간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사랑만이 인간을 하느님께로 인도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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