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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나는 불이로다. 내게 가까이 오는 사람은 불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25 조회수1,490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나는 불이로다. 내게 가까이 오는 사람은

불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엠마오 이야기는

여러 부활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예수님 십자가 죽음 앞에

큰 실망과 좌절을 느낀 나머지

쓸쓸히 낙향하고 있는 두 제자의

슬픔 여행길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여행의 결말은 부활하신

스승님을 되찾은 큰 기쁨으로

마무리됩니다.

엠마오 길의 두 제자는

열두 사도단에 속한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확대된 제자단에

속해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예수님께서 곧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보이실 것임을 기대하며

예루살렘까지 따라갔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를 맞아,

모세나 위대한 예언자들처럼

이토록 굴욕적이고 비참한

현실을 완전히 뒤집어놓으실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벌어진 일은?

예수님께서 무기력하게도

중죄인으로 단죄받고,

세상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고,

마침내 비참한 십자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해방자 주님을 기대했건만

죄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악을 정복하리라 희망했건만

악에 굴복한 것입니다.

왕이 되기를 바랐지만

졸병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두 제자의 낙담이 얼마나 컸던지,

삶의 의미를 완전히

상실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신들이 꿈꾸던 미래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삶의 기둥, 의미가 무너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예루살렘에 남아있을

아무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고 살아야 하니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주님 부재 체험으로

낙담해하고 있는 제자들 사이로

그분께서 끼어들어가신 것입니다.

엠마오 이야기는 오늘 우리가

매일 집전하고 참여하는 성체성사

안에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말씀의 전례 안에서 주님께서는

살아있는 말씀으로 우리 각자에게

다가오십니다.

무지한 우리들에게 친절하고도

자상하게 하나 하나 설명해주십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들의

영혼을 따뜻이 위로하시고 달래주십니다.

세파에 냉랭해진 우리들의 마음을

당신 사랑의 불로 뜨겁게 만드십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의 두 제자는

주님께서 빵을 떼어 나누어주셨을 때,

비로소 그분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성찬의 전례 안에서

주님께서는 사제의 손을 통해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게 하신 후,

그것을 떼어 신자들에게 나누어주십니다.

결국 엠마오 길의 두 제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뜨거운

마음의 감동을 느꼈으며,

그분과 함께 한 식탁에서 부활하신

그분을 알아뵙게 된 것입니다.

2경전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나는 불이로다.

내게 가까이 오는 사람은

불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설수록

뜨겁고 열렬한 마음이 생깁니다.

반대로 예수님과 멀리할수록

우리 내면 안에 예수님의 자리가

줄어들수록, 우리 마음은 냉랭해지고

신앙의 불길은 꺼져버리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자,

기꺼이 그분을 환대하였을뿐만 아니라,

그분을 기쁜 마음으로

저녁식사에 초대한 엠마오 제자들,

그들이 타오르는 불이신

그분 옆에 앉자마자 즉시

그분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들 역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낙향행을 접고,

다시금 그들의 발걸음은

예루살렘으로 되돌리게 만들었습니다.

자상하신 예수님의 따뜻한

동반과 현존은 엠마오 길의

제자들이 겪었던 깊은 슬픔을

더할 나위없는 큰 기쁨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쓰라린 절망은 따뜻한 희망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도피 행각에서 있던 그들을 당당한

부활의 증거자로 변화시켰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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