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 이스카리옷이 예수님을 배신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보통 이스라엘인이 그렇듯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구할 구원자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어서 그렇다는 말도 있고요.  확실한 건 모르나요? 일단 질문드려봅니다.

+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제자들 가운데 하나로서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돈을 가로채곤 하였다."(요한 12,3-6)

처음부터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첫 마음은 아주 순수하고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공동체의 돈주머니를 관리하면서부터 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실 마력이라는 것은 우리도 살아가면서 누구나 체험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맘몬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보면 주일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유다의 마음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유다 이스카리옷이 예수님을 배신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의 생각에 갇혔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용기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다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자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이 하느님을 배신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자기의 생각, 자기의 주장이 옳다고 믿을 때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믿을 때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종교 지도자들이 아닐런지요.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절대적이라고 믿었기에 자신들의 생각대로 예수님을 죽일 계획을 세웠고,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러니까 유다 이스카리옷이든 우리들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느님을 배신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마태 26,39)

그러므로 우리도 유다 이스카리옷처럼 예수님을 배신하지 않으려면 예수님께서 피땀을 흘리시면서 기도하셨던 그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