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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 부활 제3주일 다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05 조회수1,888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언젠가 한 정치인이 마더 데레사 수녀님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께서 하시는 일이 많이 알려졌기는 하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않는 것에 대해 가끔 좌절하거나 실망한 적이 있으시겠죠?” 이에 수녀님의 답이다. “결코 그런 적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성공의 임무를 주신 게 아닌, ‘사랑의 임무를 주셨기 때문이죠.” 사랑이 밥이라면 법은 그릇에 비유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법과 사랑이 함께할 때에 그릇에 담긴 밥처럼 진정 우리의 삶은 의미가 있다.

 

베드로가 예수님 제자로 사도의 수위권을 받았다. 하늘나라의 질서와 규율을 지키려는 사명은 그에게 집중된다. 반면 사랑을 실천하는 데에는 요한 사도이다. 그러기에 베드로는 법을 상징하고, 요한은 사랑을 상징한다. 법 준수가 없는 사랑은 자기중심적이기에 애덕을 실천하지 못한다. 반면 사랑이 없는 법은 형식에만 흘러 사람을 질식시킬 게다. 오늘날 법의 정신은 사랑을 외면한 채, 그저 법 자체에만 매달리는 꼴도 가끔은 보인다. 우리는 법질서 체계를 유지한다면서 사랑을 외면해서는 안 되고, 사랑을 찾는다고 법의 기본 정신을 무시해서는 안 되리라.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아십니다.”라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 어린양들을 잘 돌보아라.” 예수님과 베드로의 이런 문답은 세 번이나 이어졌다. 베드로는 부활하신 스승 예수님께서 거듭거듭 물으시므로 슬퍼하며 대답하였다. “제가 스승님을 사랑하는 줄을 당신께서는 명명백백 알고도 남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원하는 곳을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예수님은 왜 세 번이나 같은 물음을 반복하셨을까? 그것은 예수님께서 잡히시어 대사제에게 신문받는 동안 내내 믿었던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고 무려 세 번이나 부인하였기에. 비록 배반하였지만 예수님은 그를 용서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그의 죄를 따지시기보다 사랑을 드러내신 것이리라. 아니면 그에게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양 떼를 안을만한 자격이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확실히 주문하시려는 것일 게다. 베드로의 그 고백이 너무 중요하므로 거듭 물으신 것일 수도. 사실 양 떼를 돌보는 기술이나 양에 대한 지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양 떼의 참 주인이신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관건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만 사랑한다면 충분히 당신의 양 떼를 잘 돌볼 것으로 여기셨으리라.


사실 예수님은 처음 두 번은 아가페’(agape, 신적인 사랑)로 물으셨다. 그런데 베드로는 두 번 다 필로스’(philos, 우정)로 답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세 번째에는 필로스로 사랑하느냐고 물으셨다. 곧 베드로가 이해하는 사랑의 정도에 눈높이를 맞추신 것이다. 당신 사랑에는 여전히 부족하였지만, 베드로에게 당신 양 떼를 맡기셨다. 그만큼 그를 신뢰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부여하신 이런 사랑의 사명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게다. 어쩜 교회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나누며 내적으로 성장할 때, 외적인 필로스적인 사랑도 성숙될 게다. 따라서 교회의 본질이 사랑 실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 보자.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어떠한 사랑의 임무를 주셨는지를 늘 성찰하자. 지금 이 시각 그분께서는 우리에게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여전히 되물으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베드로,어린 양,마더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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