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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삶 전체가 온통 우리를 위한 기도와 걱정, 눈물과 한숨뿐인 우리 어머니!)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09 조회수1,558 추천수3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삶 전체가 온통 우리를 위한 기도와 걱정,

눈물과 한숨뿐인 우리 어머니!

어버이 날을 맞아 김수환 추기경님을

비롯해서 몇몇 신부님들과 함께 만든 책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생활성서)를 펼쳐보았습니다.

어머니라는 단어만 봐도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송구스럽고, 한편으론

안타깝다는 생각입니다.

사제나 수도자로서의 삶이

가끔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를 바라볼 때 그렇습니다.

점점 병약해지고 연로해져만 가는 어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찍이서 바라만

수 밖에 없는 처지...아들이 사제,

수도자라는 이유 때문에 한평생

조심조심 살아온 어머니 생각에

그저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특히 성직자,

수도자의 어머니들의 삶은

성모님의 삶과 흡사합니다.

아들 예수님으로 인해 성모님께서

철저하게 수동의 인생을 사셨듯이

우리의 어머니들 역시 철저하게

수동의 인생을 살아가십니다.

처녀 잉태라는 그 감당하기

힘겨운 사건 앞에서 성모님은 그저

, 주님 뜻이라면 그래야지요.”

하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떠나라는 성령의

이끄심에 말없이 떠나셨습니다.

인제 그만 되었으니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하느님의 지시에

단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으셨습니다.

소년 예수님의 비수같은 돌출 발언이나

행동 앞에서도 그저 침묵하셨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떠나신다니

허망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그저 아들 잘 되기만을 바라시며

눈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간간이 들려오는 예수님과 관련된

걱정스러운 소식 앞에서도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하며

간절히 기도만 드리셨습니다.

마침내 아들 예수님께서 모든 사명을

마치고 십자가 위에서

고개를 떨어트리는 순간에도

그저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수도회 입회 때가 생각납니다.

수도원으로 떠나오던 날,

가방 들고 집을 나설 때 마침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무작정 떠나겠다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아들이 가겠다는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막무가내로 가겠다니

어머니는 그저 오래오래

손만 흔들어주셨습니다.

수도회 입회 후 서원,

서품에 이르기까지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몸이 아파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어머니는 별말씀 없이

그저 묵주알만 열심히 굴렸습니다.

저희 식구들은 유난히

애정 표현이 서투른 편입니다.

그러나 찬찬히 돌아보니 어머니는

정말 많은 사랑을 끊임없이

제게 주었습니다.

그간 받은 자석 팔찌며 옥돌 매트며,

집에 갈 때 마다 당했던

반찬 고문이며, 바리바리 싸오신

그 모든 것들은 다름아닌

어머니의 깊은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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