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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25 조회수1,704 추천수12 반대(0)

 

작년 가을부터 어머니께서 요양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허리 시술을 하였습니다. 시술을 잘 마치고, 재활운동을 하면 걸을 수 있다고 합니다. 걸으려는 어머니의 의자가 확고하고, 의사 선생님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걸을 수 있었던 사람처럼, 어머니도 건강한 모습으로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주 뉴스를 검색하면서 졸업식 축사에 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축사하던 연사는 졸업생들이 대출받았던 학자금 전액을 갚아주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몇천만 원의 부채를 가지고 졸업해야 했습니다. 연사가 갚아주기로 한 금액은 우리 돈으로 40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엄청난 돈을 아무런 조건 없이 갚아주기로 한 연사의 마음도 감동이었지만, 졸업식에서 한 연사의 말도 감동이었습니다.

 

학위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받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앞으로 당신들의 부와 성공, 재능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학위는 사회적 계약입니다. 여러분의 재능과 열정을 헌신할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는 사회와 마을, 팀이 만들어낸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도 누군가가 먼저 닦아놓은 길을 걸어왔으며 나는 여러분이 나의 선행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학위 취득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하고 인상적인 성취이며 우리 모두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확신합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십시오. (If I have seen further than others, it is by standing upon the shoulders of giants) 성공했을 만큼 운이 좋았다면, 그다음은 당신이 타고 온 엘리베이터를 다시 내려보낼 책임이 있습니다(If you're lucky enough to do well, it's your responsibility to send the elevator back down)”

 

저도 과분하게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가 있었기에 부족한 제가 거룩한 성사를 집전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의 공로와 노력을 보지 않으시고, 저의 뉘우침과 회개만으로도 저의 모든 허물과 잘못을 탕감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건강을 주셨고,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을 보내 주셨고, 마음의 평화를 주셨습니다. 이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받은 만큼 나누지 못한 것입니다. 용서받은 만큼 용서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전에 레지오 단원들이 피정 갔을 때, 신부님께서는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의 첫째가는 직무는 무엇입니까? 어떤 분은 출석이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선교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사랑이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또 어떤 분은 기도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모든 답에 점수를 주시면서 가장 정확한 대답은 자기 성화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성화 되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출석하고, 자신이 성화 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선교하며, 자신이 성화 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기도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자신은 성화 되지 않았으면서 남을 성화시키려고 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뜻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분들을 볼 때도 있습니다.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면 곧 지치게 됩니다. 힘이 빠지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신앙이 식어버립니다. 즐거웠던 일들도 시들해지고, 성당에 나오는 것도, 기도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집니다. 자신의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성화 된 사람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기도할 수 있으며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주님 곁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가전제품도 전원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그저 고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원이 연결되어야만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냉장고도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성화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연결될 때, 주님 곁에 머무를 때 성화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성화 된 신앙인은 박해를 받을 수 있고, 고독할 수 있으며, 십자가를 지고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우리를 살리는 길이고, 그 길이 영광과 부활의 길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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