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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6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26 조회수1,548 추천수8 반대(0)

 

짧은 시간이지만 광고는 소비자가 물건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는 광고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가 판매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제가 기억하는 광고 중에는 제품의 성능과 장점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가 더 많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이것은 텔레비전 선전입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때면 잠시 꺼주셔도 좋습니다. 이것은 휴대폰 선전입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Together! 이것은 아이스크림 선전입니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이것은 어린이 영향제의 선전입니다.” 모두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입니다. 짧은 시간에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것은 제품의 기능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신앙은 능동적일까요? 아니면 수동적일까요? 내가 하느님을 선택하고, 내가 종교를 선택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고, 나에게 힘을 주시는 것일까요? 구약의 위대한 지도자 중에 모세가 있습니다. 이분은 40년은 자신의 힘으로 살았습니다. 이집트의 궁궐에서 교육을 받았고, 모든 것을 능동적으로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 주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런 모세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힘과 지혜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지만 모세는 이집트에서 도망쳐야 했고, 미디안 땅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이제 모세는 장인의 집에서 양을 돌보면서 좌절과 절망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고,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40년을 보낸 모세는 이제 또 다른 음성을 듣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음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힘을 모두 뺀 모세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까지도 포기한 모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십니다. 그리고 모세는 자신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이끄심에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게 됩니다. 모세가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하려 했다면 광야에서의 40년을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가 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을 믿고 의지할 때 모세는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신앙을 갖는 것은 이제 내가 내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나와 함께 사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쁨도, 슬픔도, 희망도, 절망도 모두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30년 동안 공무원으로 있다가, 시골로 가서 洗心院이라는 작은 집을 지어서 지내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음을 정화하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그분은 열쇠를 100개 만들어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원하면 하루 쉬었다가 갈 수 있는 집입니다. 물론 비용은 받지 않았습니다. 세심원을 이용하는 비용이 한 달이면 300,000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그 정도의 비용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본인에게도 기쁨이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집주인이 매일 하려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아궁이에 불을 피우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하루를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빨갛게 타오르는 나무를 보면서 본인도 누군가를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시간이 나면 보리를 심는다고 합니다. 보리는 추운 겨울에도 파란 싹이 돋아난다고 합니다. 보리를 보면서 삶의 시련이 올지라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틈이 나면 집 주위에 를 심는다고 합니다. 차의 향은 지친 심신을 위로해 주기 때문입니다. 언제가 차가 자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 차를 마시면서 정신을 맑게 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사랑은 뜬구름을 잡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내가 원하는 것을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실천이며, 사랑은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이제 아버지께서 보내 주실 협조자 성령께서 너희에게 이 모든 것을 다시 알려 주실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죄인까지도 품어주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고통과 수난을 감수하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이 없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끝까지 믿어주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죽기까지 열정을 다하는 사랑입니다.

 

예전에 읽은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신앙으로 잉태되었습니다. 세례를 통하여 재생의 삶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교리와 교훈으로 젖을 먹고 생명의 빵으로 자라납니다. 우리는 거룩한 생활로 어른이 되며 지혜와 혼인을 합니다. 우리의 자녀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유산과 재물은 하느님 나라의 복된 생활입니다. 우리가 거처할 곳은 하느님 나라이며 우리의 끝은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하는 영원한 삶입니다.”

 

오늘의 제2 독서는 끝 날에 보여주는 하느님의 사랑, 그 끝 날에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뽑히는 이들의 표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하느님 나라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지만, 아무에게나 열려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의 흐름을 당당하게 거슬러 가는 사람, 그 세상의 흐름에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맞서는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구세주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내어놓은 사람들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세상이라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예수님의 말씀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예수님의 협조자가 되었습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의 말씀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협조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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