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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30 조회수1,888 추천수9 반대(0)

 

식사를 마치면 동네 산책하는 것이 운동이고, 취미입니다. 길가의 꽃도 보고, 생각도 정리하고, 기도하면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며칠 전부터 상도동 넘어가는 고개에 현수막이 많이 걸렸습니다. 재개발 사업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SK 건설, GS 건설 등이 재개발 확정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재개발에 함께 참여하겠다는 현수막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빛의 자녀들보다 계산이 빠른 것 같습니다. 이왕 시작된 재개발이니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면 좋겠습니다. 26년 전 용산 성당에 있을 때입니다.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아파트로 사람들이 입주할 때였습니다. 본당 신부님과 함께 새로 입주한 교우들의 가정을 방문했었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 중에 봉사자를 만날 수 있었고, 구역과 반을 새롭게 조직할 수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초대교회의 뜨거운 열정을 보았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개척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도들은 모이면 함께 기도하였고, 헤어지면 선교하였습니다. 걸림돌이 있으면 디딤돌로 만들었습니다. 할례, 음식, 율법의 규정들이 이방인들에게 문제가 되면 성령의 도움을 청하면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외부의 박해가 있었고, 내부의 신학적인 논쟁이 있었지만 사도들의 뜨거운 열정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하면서도 일을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직업은 천막을 만드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사도는 특별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도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큰 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모범을 보여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초대교회 신자와 사목자들도 뜨거운 열정이 있었습니다. 순교자들의 이야기는 한국의 사도행전입니다. 앵베르 주교님, 모방 신부님, 샤스탕 신부님의 순교는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한 것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순교와 순직은 한국교회의 큰 자랑이며, 사제들의 귀감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굳센 신앙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걱정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걱정은 기쁨으로 바뀔 것입니다.’ 사제라는 자리에 안주하려고 한다면, 사제에게 주어지는 특권에 연연하려고 한다면, 복음을 말하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걱정으로 바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렇게 살기를 원하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제들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예수님처럼 살아간다면,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기려는 결심으로 살아간다면 그래서 모든 이를 위해서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면 지금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고난과 시련도 기쁨으로 가는 디딤돌로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시면서 사람이 되신 그분의 겸손입니다. 섬김을 받을 수 있지만 섬기러 오셨다는 그분의 희생입니다. 자신의 역할이 끝났지만, 협조자를 보내시려는 그분의 책임감입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가난하고, 헐벗고, 병든 사람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라는 그분의 열린 마음입니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은 앞장서서 하시고 영광은 하느님께 돌리는 그분의 양보입니다.

 

우리는 모두 가족, 친구, 이웃, 직장, 성당에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곳에서 원망과 불신이 자라난다면,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그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 공동체는 세상의 가치와 질서에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웃음이 꽃핀다면, 그곳에서 사랑이 열매 맺는다면, 그곳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그 공동체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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