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31 조회수1,884 추천수9 반대(0)

 

주일 새벽 미사에 복사를 서는 아이들에게 집이 어디인지 물었습니다. 뜻밖에도 한 아이는 집이 동탄이라고 합니다. 집이 이사하여서 평일에는 복사하러 올 수 없고, 주말에는 할머니 집에 와서 자고 복사를 한다고 합니다. 왜 동탄에서 서울로 오는지 물었습니다. 아이의 대답이 제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동탄으로 가면 성당이 낯설고, 복사를 서지 않으면 신앙이 식을 것 같아서 힘이 들지만, 주말에 서울로 온다고 합니다.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대견했습니다. 신앙은 많이 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은 지식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임치백 요셉 성인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에게 옥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교리를 받을 시간이 많지 않아서 십계명도 잘 몰랐습니다. 신문하는 관원이 십계명을 외워보라고 했지만 외울 수 없었습니다. 관원은 십계명도 모르면 신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임치백 요셉 성인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배워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이라면 법을 몰라도 부모에게 당연히 효도하는 것입니다. 제가 교리를 잘 몰라서 십계명을 모르지만, 하느님께 효도하는 것은 신자라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하느님께 효도하려고 합니다.” 관원은 임치백 요셉 성인의 말을 듣고 더 심하게 고문하였고, 임치백 요셉 성인은 순교하였습니다. 신앙은 율법을 많이 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은 삶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한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위해서 미리 길을 준비한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구세주의 어머니께서 방문하신 것입니다. 좋은 기운이 함께 만나니,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옵니다. 엘리사벳의 고백은 우리가 늘 바치는 성모송의 기원이 됩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하시니 태중에 아들 또한 기뻐 뛰노나이다.’ 엘리사벳의 환영을 받은 성모님은 참된 신앙인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는 마리아의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 올리시는 분, 부유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시고, 가난한 이의 배를 불리시는 분께서 나를 복되다 하시나이다.’

 

행복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드러나고, 내 삶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닮았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엘리사벳과 마리아는 그래서 행복한 것입니다.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그럼 욕망의 불꽃에서 멀어지십시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러면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께 축복의 인사를 드렸고, 성모님은 하느님의 은총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른 것처럼 우리들의 만남이 이렇게 축복과 은총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5월 마지막 날입니다. 나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나를 통해서 지친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절망 중인 이웃들이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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