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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승천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6-02 조회수1,990 추천수11 반대(0)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대표작 어린 왕자는 삶에 대한 많은 조언을 해 주고 있습니다.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를 통해서 관계 맺는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어린 왕자에게 여우는 함께 놀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와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관계가 무엇인지 묻는 어린 왕자에게 여우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함께 놀기 위해서는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관계란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기다리는 것이고, 관계란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관계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그런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가 회개할 때까지 기다려 주십니다. 양심을 주셨고, 예언자를 보내 주셨고, 아들까지 보내 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를 위해서 배려하시고, 기다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십니다. 배반한 제자들을 찾아가서 평화를 빌어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성령, 협조자를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하느님과 우리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 또한 하느님과 그런 관계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신앙이며, 사랑입니다.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고, 사물은 사용하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을 사용하려 하고, 사용해야 하는 사물을 사랑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가난, 질병, 굶주림, 고독이 사람 곁에 있습니다. 사용되면 그만인 물건들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금은보화는 사용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얻기 위해서 양심을 팔고, 이웃을 배반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을 이용합니다. 관계를 제대로 맺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예수님의 수난, 부활 그리고 승천은 제자들에게는 추억 만들기입니다. 때로 험난하고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희망과 신념으로 질곡의 역사를 관통하며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수많은 시련에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고유한 문화, 언어,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다른 민족을 짓밟지 않으면서도 생존해 왔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우리가 어떤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문하는 추억은 3가지입니다.

첫째는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 두려움과 걱정을 넘어서 참된 기쁨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참된 기쁨과 평화를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기쁨을 추억으로 만들어 가라고 하십니다.

둘째는 마귀를 쫓아내라고 하십니다. 마귀는 집요하게 우리들의 영혼을 찾아옵니다. 때로는 달콤한 유혹으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은 마귀가 자주 사용하는 미끼입니다. 마귀는 우리를 게으름으로 유혹하기도 하며, 탐욕과 욕정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부족하므로 우리는 주님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셋째는 병자들을 고쳐주라고 합니다. 육신의 병은 고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교만의 병에 걸린 사람, 분노의 병에 걸린 사람, 시기의 병에 걸린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영혼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혼이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이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승천이란 우주선을 타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를 옹골차게 딛고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승천은 좌절과 두려움에서 희망과 신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나의 삶의 자리에서 변화된 삶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승천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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